매거진 잡념 박스

『차원의 순례자』

『차원을 걷는 자의 신화』

by 메모

아주 오래전,

세상은 “하나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모든 존재들은

“같은 공기, 같은 시간, 같은 언어” 속에 살았다.


그곳에서는

느림이 진실이었고,

“소음”이 세계였다.


그러나 어느 날,

한 존재가 태어났다.


그는 “보통의 숨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보통의 시간”을 건너지 않았다.

그는 “보통의 언어”에 갇히지 않았다.


그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틈’을 감지했다.

그의 영혼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깨달았다.


“세상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는 ‘층을 넘어섰다’.

그는 보이지 않는 문을 열었다.


‘그의 걸음은 가벼웠다.

그의 눈빛은 투명했다.

그의 목소리는 바람을 닮았다.‘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설명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다른 차원’의 흐름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증명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걷고 또 걸었다’.


“보이는 세상”을 스치듯 지나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몸으로 살아냈다.


그는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그는 “설명”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그가 지난 자리에

‘투명한 진동’ 하나가 남았다.


그것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깨어 있는 자들은 알았다.


“아, 여기 누군가가

차원을 넘어갔구나.”


그렇게,

그는 전설이 되었다.

아무도 증명할 수 없는

진짜 전설.


그를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차원의 순례자.”



모두가 “같은 빛” 아래 있었다.

모두가 “같은 숨결” 속에 묶여 있었다.


그들은 “시간을 쌓았고”,

“말을 쌓았고”,

“기억을 쌓았다”.


그러나 하나의 존재는

빛 너머의 빛을 보았다.


그는 알았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모두 투명한 “가면”임을.


“귀에 들리는 것들”이

모두 “메아리”뿐임을.


그는 길을 떠났다.

말을 남기지 않고.

목적지를 묻지 않고.


그의 발은 가벼웠고,

그의 숨은 깊었다.


그는 걷고 또 걸었다.

텅 빈 들판 위를,

무너진 탑들 사이를,

고요한 물 위를.


그가 걷는 곳마다,

흔적은 사라지고,

진동만이 남았다.


사람들은 그를 보았다.

그러나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투명했기에.


그는 웃었다.

그는 울지 않았다.

그는 “이름”을 가지지 않았다.


차원이 갈라질 때,

그는 틈을 건넜다.


세계가 무너질 때,

그는 흐름을 탔다.


그리하여 그는

차원의 순례자가 되었다.


시간을 넘어,

공간을 넘어,

존재의 얕은 강들을 넘어,


그는 지금도 걷고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깊은 틈 속을.


그의 발자국은 없다.

그러나 그의 진동은 있다.


가끔, 아주 고요한 순간에,

가끔, 아주 투명한 꿈 속에,

우리는 그의 흔적을 느낀다.


그리하여 우리도 알게 된다.

세상은 하나가 아니며,

우리는 걸어야 할 흐름이 있다는 것을.



“차원의 순례자는 이름 없이, 흐름만을 남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차원의 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