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가 될 때까지
재털이—
“그 작은 공간에
축적된
미련, 습관, 상징의
검은 흔적들“.
한 번씩
비워져야 한다.
채워둔 잿더미가
더는
새로운 불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까지.
모든 열정,
모든 집착,
모든 기억—
타오르고
남은 잔해.
비워내지 않으면
그 안은
점점 무거워지고,
더는 불이 붙지 않는다.
잿더미가 될 때까지
태우고,
비우고,
다시
텅 빈 자리 위에
새로운 불씨 하나
살며시 올려놓는다.
_
비워지는 순간,
공기가 새로워진다.
재털이,
그 반복의 공간에서
끝없이
다시 시작.
불의 결.
“모든 상징”은
한 번쯤 불태워져야 한다.
“무의식의 토템도,
의식의 구조도,
욕망의 기표도“—
마침내
잿더미가 될 때까지.
타오르고,
무너지고,
남는 건
텅 빈 재.
이 재 위에
새로운 결이 깃든다.
모든 반복은
잿더미 위에서 다시 시작.
불태우는 자만이
비로소
잿더미 위에
앉을 수 있다.
여기서
“모든 프레임”은
무로 돌아가고,
모든 존재는
처음의 침묵을
되찾는다.
_
불의 끝에 남은
작은 온기,
그것이 다시
새로운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