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사람의 일상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조삼모사의 고사에서 나오는 원숭이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는 것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현재 하기싫은 일을 나중으로 미뤄 고통을 나중에 받는 것과 지금 당장 처리함으로써 고통을 지금 받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논리적으로 볼 때 조삼모사는 어리석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조삼모사가 어리석다고만은 볼 수 없다. 오히려 심리적인 측면에서 조삼모사를 잘만 활용하면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가령 똑같은 일을 10개씩 세 번 주기로 반복하는 것과 15개, 10개, 5개로 나누어서 하는 것 사이에는 논리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둘 다 합쳐서 똑같이 30개씩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욱 수월한 듯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