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진정으로 알을 깰 수 있을 때까지. 나의 의식 깊숙한 곳까지 허영심이 멸절될 수 있을 때까지. 무심하지만 온화한, 냉정하지만 따뜻한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을 때까지. 허영심이라는 적을 단번에 몰살시킬 수 없다면 각개 전투를 벌여서라도. 설사 잠시 그곳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사실 그곳이란 신기루에 불과했으니. 아무 의미 없는 언어적 허상일지언정 그곳은 존재한다(존재하지 않는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속 단독자 ‘데미안’은 실존 인물이다(가공 인물이다). 존재와 부재, 실존과 가상 사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완벽한 균형점 아닌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선불교에서 ‘열반’이라고 칭해지는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영원히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