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어떤 현상에 대해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을 불교에서는 ‘업(카르마)’이라고 부른다. 똑같은 현상을 접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와 관련하여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언어 또는 이미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일종의 인식습관이 바로 ‘업’인 것이다. ‘업보를 진다’는 말은 자기의 인식습관으로 인해 생긴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다.
어떤 특정한 현상이 있다면 사람들은 보통 그에 대해 자기가 주체적으로 해석하여 행동한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그 ‘해석’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한 현상에 대해 자기만의 습관적인 생각과 습관적인 행동을 하며 살아간다. 이를 인식하지 못할 뿐. 습관은 부모로부터 비롯되었을 수도 있고, 문화로부터 비롯되었을 수도 있고, 인간관계로부터 비롯되었을 수도 있으며, 우연한 계기로 인해 떠올렸던 생각이 고착화된 것일 수도 있다. 원인이 어떻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처럼 습관적인 방식으로 고착화된 ‘업’을 어떻게 털어내는지에 있다.
우선 자기의 내면 속 깊숙이 침잠해 들어가라. 어떤 특정한 현상에 대해 자기가 습관적으로 무엇을 떠올리는지, 그로 인해 어떤 감정이 형성되고 어떤 결과가 파생되는지 면밀히 관찰해보아야 한다. 그 현상에 대해 자기가 습관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고,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지 보았는가?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습관적으로 쓰이던 이미지와 언어를 슬쩍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보아라. 인식습관 자체에 이와 같은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새겨넣어라. 물론 재구성이 가능하려면 풍부한 어휘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대체 가능한 언어가 없다면 불가피하게 기존의 언어를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