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자이너 격 Nov 29. 2022

법원 내 눈에 띄는 사람들

2022.11.29. 날씨 흐리다

내 눈에 띄는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자기 계발에 진심인 열정러와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한 신비가. 전자는 누가 봐도 돋보이며 눈에 띄는 자들이다. 후자는 누가 봐도 조용하며 눈에 띄지 않는 자들이다. 나는 두 유형을 모두 좋아한다. 그러나 전자보다 후자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후자와는 가까워지지 못하고 전자와 더 친하게 지낼지언정. 두 유형 사이에 걸쳐 있는 나의 성향 때문일까? 아직은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 듯하다.


성장지향형 인간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무한성장형 인간과 균형지향형 인간. 그런데 양자는 형태는 다를지라도 사실 같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정작 추구하는 본인들은 그것을 모르는 듯 하지만. 무한성장형 인간은 행동 중심적인 인간으로, 자기의 결점이나 약점, 실패나 시련을 기꺼이 감내하고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극복하며 계속해서 성장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점차 균형잡힌 인간으로 성장해나간다. 균형지향형 인간은 인지 중심적인 인간으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 말이나 행동을 끊임없이 교정하고 사고의 궁극에 다다라 기어코 균형점을 찾아내어 균형집힌 인간으로 성장해나간다.


내 눈에 포착된 대상은 바로 위의 두 유형이다. 한 명은 나의 성장파트너로 서로 윈-윈 관계를 지향하며 서로의 성장을 독려하는 무한성장형 열정러이다. 나의 입사 동기이기도 하다. 다른 한 명의 경우 다른 사람은 그녀를 주목하지 않지만 나는 그녀를 주목하고 있다. 당신이 추측했다시피 후자의 유형, 신비가이다. 극도로 조용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한 그녀. 두 유형 모두 인간의 온전한 정신적 성숙을 향하여 계속해서 전진하는 사람들이다. 완성을 지향하는 인간은 인생의 많은 방면에서 극단을 지양하고 양극을 통합시킨 균형잡힌 인간이다. 행동파와 설계파로 양태는 다를 수 있을지라도 그 본질은 같으며, 둘은 궁극에 다다랐을 때 서로 만나게 된다. 이들은 설사 궁극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도달하였다고 할지라도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다. 이들은 사실 궁극적 완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가 무한한 과정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존재를 발견했다는 점만으로도 나는 제법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성장지향형 사람은 그 개체수가 소수여서 일상을 살아가면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혼자가 된 듯한 기분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어준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며 나 또한 무한 성장러로서의 삶을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다. 성장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단계를 지나는 순간 질식할 듯한 고독감을 느낄 것이기에 나 또한 사막같은 세상에서 그들에게 오아시스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삭막한 세상에서 미약하나마 일말의 청량감이라도 줄 수 있도록.

작가의 이전글 법원의 집단 엔트로피적 악순환 구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