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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이너 격 Dec 09. 2022

인간은 왜 정신병에 시달리는가?

2022.12.9. 날씨 흐리다

인간의 정신병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인간의 정신은 생각으로 구성된다. 생각은 언어를 매개체로 구성된다. 따라서 인간은 각자 자기의 정신을 구성하는 언어의 사용에 오류가 있을 때 정신병에 시달린다. 인간의 언어 사용이 곧 정신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언어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분법과 고정화가 그것이다. 언어의 내재적 구조상 언어는 이항대립적 모순 구조로 서로 맞물려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도구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고정화가 내포되어 있다.


가령 긍정이라는 의미를 담은 언어는 부정이라는 의미를 담은 언어 없이는 그 뜻이 인식되지 않는다. 언어, 즉 인간의 정신은 필연적으로 모순이 내포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언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유동적 관념인 정신(개인 관념)과 세상(집단 관념)의 실체를, 마치 고정된 관념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보통 언어를 사용할 때 정신과 세상의 실체에 맞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표현하기보다는 어느 특정 순간만을 포착하여 표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보통 동사보다 명사의 사용에 익숙해져 있다. 동사는 비교적 흘러가는 전반을 표현할 수 있는 형태이나, 명사는 특정 상태만을 표현할 수 있는 형태이다.


실제 개인의 뇌신경(개인 관념)과 사회의 문화(집단 관념)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간은 이러한 관념의 변화를 내포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떤 변화도 없이 고정된 관념인 것처럼 오해할 여지가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언어 사용이 습관화된 결과 실제로는 유동 관념인 의식과 세상의 실체를 마치 고정 관념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며, 거기서 나온 불일치로 인한 오류 때문에 인간은 정신병에 시달리게 된다. 심지어 언어의 내재적 구조상 모순을 통해서만 특정 대상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의 남용이 심할 사람일수록 정신병은 더욱 극대화된다.


사실 언어 사용의 위험성을 모르고 남용하는 사람일수록 입을 다물고, 생각을 줄여야 하며, 명상이나 몰입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무지한 사람일수록 더욱 언어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언어 사용의 위험성을 알고 정교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입을 다물고, 생각을 줄이려고 하며, 명상이나 몰입 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은 항상 그렇다. 좋은 것은 더욱 좋은 상태가 되는 경향이 있고, 나쁜 것은 더욱 나쁜 상태가 되는 경향이 있다. 의식과 세상의 선순환 고리 혹은 그 반대의 악순환 고리는 끊임없이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선불교에서 ‘무지’가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도구는 그저 수단일 뿐 목적의 실체를 저절로 나타나게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언어라는 도구에 사용‘되는’ 인간이 아닌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만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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