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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자존‘감’ 입증 투쟁

“너가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는 감정의 역류 압박

by Edit Sage

자존감은 ‘상태’가 아니다.

자존감은 검증받으려는 충동이다.


그것은 *내가 나를 인정하는가?*가 아니라,

**“너는 나를 어떻게 보지?”**라는

끝없는 감정의 신호 송수신이다.



“너가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

이 말은 고백이 아니다.

함정이다.


관계의 주도권을 시험하는

심리적 레이더이자,

“지금 내 자존감을 네가 떠받치고 있는가?”를

측정하려는 정서의 미묘한 압박.



자존감의 자존감의 자존감의 자존감—

그건 감정의 무한 연쇄다.

스스로를 입증받지 못한 자는

타인의 감정으로

자기 존재를 메우려 든다.



그러나,

이 입증은 절대 충족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존감은

입증될수록 증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좋아해줘”라는 욕망이

“나는 나를 아직도 사랑하지 못한다”는

무의식적 고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는 묻는다.


“너 나 좋아하는 거지?”

그건 사실

**“나, 지금 무너지고 있는 거 보여?”**라는

투명한 구조 신호다.



자존감은 자신 안에서 생성될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의 감정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그러나 입증받으려는 자는

언제나


사랑 앞에서도 불신하고,

관계 안에서도 불안하며,

거절이 아니라 애정에서도

늘 상처받는다.



그러니 되묻자.


“왜 너의 감정은

내 자존감의 거울이 되어야 하지?”


“왜 나의 마음은

네 존재의 안전망이 되어야 하지?”



자존감은 입증될 수 없다.

자존감은

감정의 순환이 끊긴 자리에서

다시 자기 자신으로 회귀할 때 비로소 생긴다.



그러니 지금,

타인을 흔들어

자신의 중심을 확인하려 하지 마라.


네가 누군가의 감정을 증명받으려 할 때,

사실 너는

너 자신의 무너짐을 입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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