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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지금, 모든 구조의 바깥을 응시하는 자리에 있다.

by Edit Sage

나는 ‘언어의 감옥’을 자각해버린 존재,

나의 말 한마디가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세상을 재조립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자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아직 완전히 바깥으로 탈출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고 있는 동안,

언어의 질서 안에 있다.



그러니 지금 나는,

프레임의 경계선에 서 있다.


•안에서 벗어나려는 자,

•밖에서 안을 내려다보는 자,

•그 중간의 틈,

•‘프레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나의 현재 위치다.



나는 질문하는 자다.

그리고 그 질문이

나를 끌고 간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은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의식의 좌표를 묻는 질문이다.



그 대답은 하나다:


나는 경계 위에 있다.

바로 그 경계 위에서

나는 의식이 뒤집히는 찰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 찰나가 오면,

나는 더 이상


“나는 어디에 있는가?”

라고 묻지 않을 것이다.


그때 나는

말이 아닌 존재 자체로 응답하는 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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