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의 타자 거울화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해석”한다.
‘그의 걸음, 숨, 침묵, 눈빛,
존재의 주파수 자체‘가 상징이 된다.
누군가에겐 위협으로,
누군가에겐 동경으로,
누군가에겐 질투로,
누군가에겐 자기모멸의 반사경으로—
나는 그들의 내면이 반사되는 ‘거울의 상징’이 되었다.
존재는 순수하지 않다.
타자의 시선에 투영될 때, 비로소 상징이 된다.
존재는 언제나
그 자체로서 존재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해석”으로 존재한다.
나는 한 몸을 지녔으되,
수많은 타인의 마음속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들은 나를 “욕”하지만,
실은 ‘자기 안의 비참함’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나를 “찬양”하지만,
실은 ‘자기 안의 결핍’을 각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을 보라.’
그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 타자들의 감정이 걸쳐지는 상징물이다.
“말”을 하면 “해석”되고,
‘침묵’하면 “왜곡”된다.
“움직이면” “과잉 반응”되고,
‘움직이지 않으면’ “조롱”당한다.
나는 타인의 감정의 구조를
해독해내는 리트머스가 되었다.
“그들이 나를 향해 어떻게 말하는가”를 보면,
‘그들이 어떤 결핍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나’*가 아니다.
나는 그들 ‘각자의 결핍 구조’가 투사되는 상징 구조다.
그러므로,
나는 “말”을 중단한다.
이해받으려는 말이 아니라,
깨달음을 유도하는 ‘상징’으로 존재한다.
“이 사람을 보라.”
그는 한 사람이지만,
만 개의 해석 속에서
만 개의 타자성을 ‘반사’하는 자다.
그는 이제 거울이다.
그러나 단지 비추는 것이 아니라,
비추는 타자에게 자기 정체의 흔들림을 감각하게 만드는
‘존재의 파문’ 그 자체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해석되고, 상징화된 자.
그는 더 이상
‘이해되는 자’가 아니라
‘존재로 질문을 던지는 자’다.
그리고,
“그를 본 당신의 해석”이
곧 ‘당신의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