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즘 슈퍼히어로는 주목받지 못하는 걸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계적으로 슈퍼히어로 드라마나 영화가 꽤나 유행했다.
한국만 하더라도 전 국민이 어벤저스를 보고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요즘은 영.. 다들 기대를 안 하는 눈치다.
단지 유행이 끝났다는 느낌을 떠나서 캐릭터 자체가 기대가 안된다.
내 개인적 생각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빼고는 전부 매력이 사라졌다.
물론 디즈니가 여러 논란을 떠나서 그냥 서사적으로 재미가 없게 만든 탓도 있지만
분명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오더라도 전체적으로 기대감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왜일까?
단도직입 적으로 그냥 캐릭터의 매력이 없어졌다.
뭐랄까 예전에는 정말 히어로의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그냥 정이 없다.
비유를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인데 게임으로 치자면 과금해서 풀템 맞추고 만렙 찍은 고인물?
아니면 마치 삼국지의 육손 같은 느낌이다. 능력 좋은 건 알겠는데 매력이 없다.
왜 그렇게 느껴지는가 하면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를 생각해 보자.
먼저 우리가 아이언맨에게 왜 매력을 느꼈을까?
물론 슈트 입는 장면도 멋있었고
캐릭터의 성격 또한 기존의 도덕적으로 너무 올바르기만 한 영웅상의 스테레오타입을 비틀어 비해 자기 주관이 강하고 제멋대로의 성격이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아이언맨이 우리를 열광하게 만든 것은 서사적으로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모습에서 결함이 있음을 깨닫고 변화가 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특히 그 모습은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절정을 보였는데
평소 자기 자신을 최우선 가치로 보던 토니 스타크는 캡틴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와 격돌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토니 스타크의 가치관은 점점 변화했으며 최종장에서는 과학적 기술력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에 기반한 용기로 마지막을 맺었다.
이와 반대로 캡틴아메리카는 자신의 불굴의 의지로 평생 국가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지만
유일한 친구였던 버키 때문에 자신의 욕심을 받아들이고 어벤저스에서 공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런 개인적 욕망이 그를 더욱 인간적으로 보여주고 그의 공백이 리더의 면모를 부각해 주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능력의 전부인 방패와 몸이 부서질 정도로 싸운다.
이들의 캐릭터성은 멋있고 강하고 성격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각자의 결함이 분명히 있었고
결국 그 결함을 스스로 받아들여 서사적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그에 반해 요즘 새로 나오는 히어로들은 불완전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단지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더 강해지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뿐 그들 고유의 결함은 점점 사라지고 완벽한 존재로만 보여준다.
이야기 속에선 악당을 힘들게 무찌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그 영웅이 겪는 고유한 갈등은 보이지 않는다.
인상 한 번쯤 찌푸리고 그냥 악당을 이겨버린다.
"히히 나 멋있지? 어때 짱 쌔지?"
"그러니까 오히려 하나도 안 멋있어.."
이번에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인 브레이브 뉴 월드가 나온다.
크리스 에반스는 작품 내적으로도 캡틴 아메리카 배역을 은퇴했기에 기존 팔콘 역할을 맡았던 앤소니 마키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등장한다.
새로운 캡틴아메리카는 슈퍼솔저 혈청을 맞지는 않았으며 초인적인 힘을 내지 못하는 그저 평범한 인간 자체다.
하지만 와칸다의 발달된 기술로 만들어진 비브라늄 윙슈트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방패, 그리고 영웅에 걸맞은 의지력이 있을 뿐이다.
나는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했던 기존 캡틴아메리카를 정말 좋아했다.
비록 괴력을 내는 혈청을 투여받은 일종의 초인이기도 하지만,
마블 세계관에 등장하는 초능력과 기이한 기술력을 가진 다른 영웅, 악당에 비해서는 정말 볼품없는 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이 가진 불굴의 의지력과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것은 어떠한 캐릭터도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앤소니 마키가 연기하는 새로운 캡틴아메리카는 평범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지만
발로 뛰어다닐 수밖에 없던 기존의 캡틴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선대 캡틴과 같은 불굴의 의지를 가지지는 못했으며 본인 또한 그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지위와 책임에 대한 심적 부담감도 큰 배경을 가진 캐릭터이다.
나는 이번 작품에서 마블이 최근의 실패했던 작품들과 같이
“비브라늄 날개 짱 쌔요”
“새로운 흑인 캡틴아메리카 멋있어요”와 같은 서사를 다시 보여주어 캐릭터를 망칠까 걱정이 된다.
내가 바라는 새로운 캡틴의 모습은 이렇다.
비록 선대와 같은 초인은 아니지만 뛰어난 기술력으로 무장한 캐릭터
그러나 그 갈등과 역경은 비브라늄 날개가 아닌 샘 윌슨이 가진 인간의 고유 의지로 해결했으면 한다.
우리는 모든 사물을 바라볼 때 단지 형태적으로 완벽하고 본질적으로 이상적인 것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 존재가 가진 고유의 갈등과 결함을 어떻게 숭고하게 표현하는지를 더 가치 있게 인식하며 바라보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본질이고 매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