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맛없는 건 별로 없지 않나?
최근에 이런 일화가 있었다.
“OO 씨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저는 파스타랑 피자요. 전생에 이탈리아 사람이었나?”
“와 정말 의외네요 보통 남자들은 제육 국밥 돈가스 아닌가요?”
“그거 고정관념이에요”
“그럼 못 먹는 음식은요?”
“음.. 못 먹는 음식이요? 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난 못 먹는 게 없다.
음식의 범주 안에서는 딱히 싫어하는 게 없다.
취두부나 수르수트뢰밍? 그런 건 논외로 치자. 내가 중국인이거나 바이킹이었으면 잘만 먹었을 것 같다.
“민트초코 먹어요?”
“네 좋아해요”
“마라탕은요?”
“비싸서 혼자서는 못 먹죠”
“오이는요?”
“먹어요”
“에이 설마 홍어도 먹을 수 있어요?”
“네.. 먹을만하고 중독성도 좀 있더라고요. 근데 비싸서 굳이 찾아 먹지는 않아요.”
갑자기 음식에 대한 일화가 생각이 나서 호불호 음식 빙고를 찾아봤는데
아니 이거.. 다 없어서 못 먹는 별미 아닌가? 싶었다.
또 회고를 해보니 난 군대 짬밥도 잘만 먹었다.
예전에 군대에서 전술훈련 할 때도 밖에 비가 오는데 빗물에 밥을 잘만 말아먹었다.
그냥 군대 짬밥도 잘 먹었다.
"당직사령님 오늘 저녁 어떠셨습니까?"
"오늘 탕수육 나왔잖아 괜찮지 않았냐?"
"당직사령님 병영식당 탕수육 완전 딱딱하고 별로였습니다.."
"근데 그 짬밥 탕수육 특유의 딱딱하고 조잡한 전분 그 맛이 있어 ㅋㅋ"
이런 과거를 생각해 보니깐 나는 음식을 단순히 맛으로만 먹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예로 내가 제일 맛있게 먹는 햄버거는 사실 비싼 수제버거가 아니라 롯데리아의 데리버거다.
6살 때 엄마가 처음 사준 햄버거가 데리버거인데
지금도 그게 제일 맛있다.
어렸을 때 데리버거에 패티 두 장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상상한 적 있었는데, 어이없게도 그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지긴 했다.
요즘은 더블데리버거가 있다.
하필 그 많은 소원 중에 이게 이루어지다니 참 묘하긴 하다.
지금도 롯데리아 햄버거를 먹으면 그 산만한 어린아이의 가볍고 자유분방한 맛이 느껴진다.
난 그 맛이 마음에 든다.
내 또래 사람들은 항상 햄버거 얘기하면 롯데리아는 별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말한다.
"그 롯데리아만의 맛이 있거든요? 억까하지 말아 주세요, 잠실 최고 맛집은 롯데리아 롯데월드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