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문화 이모저모(4)
회사에서 겪은 성차별(1)에서 이어집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어도 괜찮습니다. 같이 앞으로 나아가봐요
Episode 3: 사랑에 나이가 무슨 소용이야~ (feat. 난 상관있어)
건설업 특성상, 대리는 만 4~5년 차로서 회사의 현장 소장급의 위치를 갖게 되는 중요한 직책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현재 우리 부서의 대리는 33~37 정도의 나이로 구성돼 있다. 신입사원 연령대가 유독 낮은 것도 있지만, (보수적인 조직이지만 또 신입사원 나이는 또 매우 어린 편이다. 그만큼 대리 직급까지 가는 신입사원이 많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보통 대리와 신입사원의 나이차는 적게는 7살 많게는 10살 이상일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재직 중인 회사 대리 100%가 미혼이지만, 이들 중 유난히 결혼에 집착하는 유형이 있다. 앞으로 그를 C라고 칭한다. 이 C의 특징은 자신을 이른바 결혼시장에서 매우 수요가 높은 A급으로 취급한다는 데에 있다. 매일 소개팅을 하고, 왜 그 상대방이 자신을 만족시켜줄 수 없는 여자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분석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를 부하직원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더 나아가, 만 28,29 여성은 20대의 범주에 들 수 없다고 생각하며, 10살 이상 차이 나는 (그들의 주장에 맞는) 20대 초중반 여성과 그들이 진심으로 좋은 커플이 될 수 있는다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신입사원과 친목을 도모한 후, 주변에 괜찮은 여자 없냐며 은밀한 구인구직 활동을 하기도 한다. 신입사원이 나이 차이가 너무 나서 어리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고 에둘러 거절해도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20대 여성을 만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20대 여성들이여 조심하라. 아, 만 28,29는 빼고.)
솔직히, 사람이 좋으면 사랑에 나이가 무슨 소용인가. 뭐 꼭 나이가 어린 사람만 할 수 있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관계가 상호 합의적일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우리 둘이 사랑하는데, 우리 둘 사이에선 나이가 소용없어”와 같이 쌍방 관계가 있다면, 자신이 속한 관계에 한해서만 말할 수 있는 말을
내가 괜찮으니 남도 괜찮을 수 있다며
자기 입장만 고려한 이기적이고 일차원적인 그(들)의 관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 몇 에피소드들은 고용노동부의 신고감이기도 하고, 각색이 된 부분도 있지만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희롱으로 구분되는 구체적 행위보다도 이 회사 내에 팽배한 여성차별 및 여성 하대의 분위기가 더 소름 돋는다. 그리고 이러한 직장 내 분위기가 현재 출산율 0.77의 80%를 차지하는 요인이라 본다. 적어도 업계 내에서 크게 기업 문화차이가 나기는 어려울 테니까.
아직도 그런 곳이 있다고? 거기만 그런 거 아니야?라는 의혹이 들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도 있다는 거다. 아직도 회사는 이러한 데, 여성 유리천장을 단순히 여성 임원 비율을 1:1로 뽑는 수치로 이해하거나(이마저도 잘 되진 않지만) 오히려 여성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 한편이 시리다.
나의 남자친구인 동거남 또한 남녀 차별이 그나마 덜하다는 IT 업종에 종사하면서, 여성의 유리천장에 대한 현실을 납득시키기 너무 어려웠다. 관심이 없고, 내 일이 아니라 생각하면 절대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오늘도 그런 사람들과 현실을 회사에서 두 눈으로 목격하며, 잔다르크는 아니지만 현실을 보다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되어요
* 건설사 신입사원 도전기 계속 이어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