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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약맛댕댕이 Jun 21. 2021

너 사용법_동거녀 편

나에 대해 말해줘

바야흐로 같이 산지가 6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우리는 간혹 서로가 헤어진다면, 다음 남자친구 여자친구에게 어떤 당부의 말을 전달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은근 재미있습니다) 에디킴의 너 사용법이라는 노래처럼 서로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만든다면, 어떤 내용이 꼭 포함되어야 할지에 대해 작성해보았다. 


먼저, 동거남이 동거녀를 평가한 일명 ‘농약맛댕댕이 사용설명서’이다. (1인칭 시점으로만 글을 쓰기에, 제가 쓰지 않고, 정말로 그가 작성했습니다.)


에디킴의 너 사용법 




안녕하세요. 농약맛댕댕이의 그분이자, 현재 동거남으로 불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실 농약맛댕댕이는 제가 먼저 쓰던 게임 아이디에요. 동거녀의 평상시 애칭을 댕댕이라고 부르거든요. (원래는 술이 취하면 멈머가 된다고 해서 붙였는데) 매력이 넘친다는 표현으로 농약맛댕댕이라고 부르게 된 것을, 그분께서 브런치 아이디로 쓰실 줄은 몰랐습니다. 

서툰 글, 시작합니다.



1. 손수건, 수건 필수

- 턱에 구멍이 있습니다. 각종 음식물은 물론 잘 때는 침까지 한 바가지씩 흘립니다. 옆에서 자면 본인과 상대방의 볼이 젖을 정도...? 

- 보기와는 다르게 마음이 여려서 잘 웁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모성애에 대한 눈물 버튼이 있습니다. 

- 그리고 온 몸에 뭔 구멍이라도 있는지 뭐가 자주 흘리고 젖습니다. 항상 닦을 수 있게끔 손수건을 챙기고, 잘 때는 수건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정 안되면 상대방의 의류를 사용합니다.



2. 먹을 것에 진심

- 제목 그대로 먹을거에 진심입니다.  맛없으면 굶어죽어도 안 먹습니다.

- 매운거 못 먹습니다. 떡볶이는 매우 큰 모험이며, 혹시라도 먹게 되면 어머님이 보고싶다며 웁니다. (댕댕이의 어머님 떡볶이는 매우 안 맵고, 달달합니다. 케찹을 쓰시거든요)

- 갈릭디핑소스, 마요네즈, 제철 해산물과 좋은 버터, 올리브에 눈이 돌아갑니다. 샐러드도 마요네즈 뿌려먹습니다. 취향이니 존중해 줍니다.

- 끼니를 놓치면 매우 위험합니다. 많은 경험담이 있으나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말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 생각보다 음식을 잘하는 편입니다. 데코는 못하구요. 



3. 콘텐츠에도 진심

- 구독 서비스와 각종 문화콘텐츠에 돈을 쓰는 것을 코딱지 만큼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물론 콘텐츠가 그만한 가치가 있을때... 그만한 가치가 없다면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애플의 가족공유 서비스 때문에 모든 OTT 서비스는 제가 돈을 내는데, 본인은 얼마일지 모를 겁니다. 

- 문화를 즐기는 데에 필요한 교양이 없는 사람을 극혐합니다. 평소 9시에 자는데, 영화관에서 떠드는 사람을 피해 심야영화를 봅니다. 그럼에도 누가 떠든다면.. 저는 힘들어집니다..



4. 벌레에 관하여

- 근방 2m 내외에 벌레가 있다면, 그녀의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성량을 마주 할 수있습니다. 

- 그중에서도 바선생과 "벌"같은 경우 한 마리의 야생마를 볼 수 있습니다.



5. 잘 먹는데 먹은 만큼 안 나옴

- 이것은 연비를 뜻하기도 하지만 생리적인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 주기적인 유산균 섭취는 물론 MPro3를 꼬박꼬박 먹여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아주 작고 소중한 완전한 구 모양의 응아 덩어리(죄송)를 볼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봤냐구요?? 변기에서 뜯어낸 적이 있습니다.

- 요즘엔 회사를 다녀서 그런가 주기적으로 용변을 보며, 장의 상태도 건강해 보입니다.

- 변기가 막히면 아무말 없이 뚫어줍시다....


내 명성... 이대로 괜찮은가.. 여러분만 재밌다면...후후


이제 짧게짧게 가봅시다.


- 여름엔 더위를 많이 타고 겨울엔 추위를 많이 탑니다.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는 거죠.

- 차는 소형 SUV를 원합니다. 티볼리, 베뉴, 미니..

- 성시경 좋아합니다.

- 노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김희철 수준으로 한 소절만 들려줘도 뭔 노래인지 맞춥니다. 강한 분야는 클래식, 영화/ 요즘 댄스곡과 발라드는 약합니다.

- 몸이 말랐는데 발목은 안 얇습니다.

- 잘 때 입 벌리고 잡니다. 손가락 3개까지 무사히 들어가는데 넣은 것도 넣었다는 것도 모릅니다. 

- 한번 잠들면 깰 때까지 뭔 짓을 해도 모릅니다.

- 영화의 내용은 기억하되 누구랑 어디서 봤는지 모릅니다. 간혹 전 남자친구와 본 영화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본 영화의 내용은 기가 막히게 기억합니다. 

- 살이 찌는 것에 매우 예민하고 빡쳐합니다. 본인이 힘들게 운동하는게 안쓰럽습니다. 

- 귀엽습니다.

- 본인이 필요하면 애교를 부립니다. 애교를 부린다면,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 있나 살펴보아야 합니다. 




장난삼아 작성한 댕댕 사용법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안내할 일이 없으면 좋겠네요.

또 이번 기회로 댕댕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옆에 함께 있는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 다음 편은 너 사용법_동거남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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