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라고 믿었던 시간의 끝에서

by 쑤니로그


KakaoTalk_20251219_205255501.jpg



회복이라는 말을 믿고

나는 또 한 번 믿었다.

별일 아니라고,

수술했으니까

이제는 다 괜찮아질 거라고.

그런데…

교수님의 입에서

처음 듣는 단어가 나왔을 때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항암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가 어려서,

유전이 아니라서,

삼중음성이라서.

도대체

‘삼중음성’이 뭐길래.

진료실을 나오자마자

나는 결국

하지 않으려 했던 검색을 했다.

그 화면을 보는 순간,

나는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소리 내어 펑펑 울기 시작했다.

그 많은 병원 안에서.

너무 무서웠고,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리고 그날,

나는

엄마로서의 자격도

함께 무너졌다는 걸 알았다.

아이 앞에서는

울지 말았어야 했는데,

결국

아이 앞에서도

펑펑 울어버렸다.

그런 내 모습에

아이는 놀란 채

몸을 굳히고 있었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내 마음은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이

주저앉았다.

그날 나는

환자가 되었고,

동시에

엄마로서도

처음으로 완전히

무너진 사람이었다.

작가의 이전글작은 마음 기록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