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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욱 변호사 Dec 23. 2022

허위 실거주 손해배상, 매매의 경우에도 가능할까?

최근 부동산 임대차 관련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법적 분쟁이 전세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된 분쟁이다. 임대차 3법 제정이후로 우리 사무실에도 이에 관한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전세계약갱신청구권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집주인의 "실거주"와 관련된 부분이다. 입법초기에 집주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어 이를 반영해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에 계약갱신을 적법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다. 


그런데 허위 실거주 갱신거절로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무력화시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단 실거주를 내세워 계약갱신을 거절한 이후에 상승된 가격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는 것이다. 


이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상승하여 집주인이 부담하는 손해배상금액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개정을 하려고 하면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인해 굉장한 논란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법규정이 면밀하지 못하게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다. 


법률에 공백이 많은데, 이 부분은 법원의 판결을 통해 메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법규정이 추상적으로 되어 있다보니 구체적인 부분은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임대가 아닌 매매의 경우에도 집주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이후에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주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명문의 규정이 있지만, 매매의 경우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둘러싸고 집주인 측과 세입자 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법규정에 매매는 없기 때문에 매매의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세입자는 "매매의 경우에도 임대와 마찬가지로 허위로 갱신요구권을 무력화시킨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결론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 아마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없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면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 된다. 집주인의 경우에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한 상태에서 매매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세입자들이 소송을 진행하는데 현실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길 것이 확실하지 않은 소송을 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소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소송을 진행하는 세입자들이 있다면 소송에서 주장할만한 사항들을 정리해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송은 결국 논리를 통해 재판관을 설득시키는 절차이다. 나자신과 다른사람을 설득할 수 없으면 판사도 설득할 수 없다. 소송을 진행하기 전 소송에서 펼치려는 논리를 점검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피해를 당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매의 경우에도 임대와 마찬가지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피해를 당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어필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보호를 위한 법이고, 계약갱신청구권 제도는 임차인의 주거권 강화를 위해 제정이 되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한 법률이기 때문에 임대인의 권리를 다소간 제한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법률의 빈틈을 악용하여 허위 사실을 근거로 갱신청구권을 무력화시키고도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임차인의 주거권 강화는 요원해질 것이 틀림없다. 비록 사법부는 아니지만 관련 정부기관에서도 매매의 경우에는 일반불법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하였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법률의 빈틈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분쟁도 굉장히 많이 일어나는 편인데, 그동안 대법원 판례들을 보면 임차인 보호에 충실한 판례들이 많았다. 만약 매매를 이유로 전세계약갱신청구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한다면 관련 판례들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세입자의 강한 의지이다. 결과가 불확실한 소송은 의뢰인의 의지가 없다면 진행이 불가능하다. 소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보았을 때, 가성비만 따지면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소송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련 판례들도 소송을 진행한 의지가 강력한 당사자들이 진행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의뢰인의 강한 의지와 변호사의 성실함이 더해질 때 세상을 바꾸는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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