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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혜 Sep 20. 2020

Uncontact

  Uncontact는 8월 5일부터 읽기 시작했다. 김 용섭 님이 저자, 출판사는 퍼블리온이다. 독서모임에서 추천된 책이라 취향에 맞지 않으나 읽어야만 했다. '언컨택트가 미칠 전방위적 영향, 우린 지금 Uncontact Society에 살고 있다'가 약 표제지를 넘기자마자 눈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이 책을 읽으려면 여러 번 열었다, 덮었다를 반복하게 생겼네…'


  손자가 낮잠 자는 시간이 책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오수(午睡)이기도 하다. 관심이 있는 분야이거나 흥미진진해야 눈 감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자는 손자 옆에 엎드려서 겨우 책을 펼치게 된다. 두 어장 읽으면, 책장은 넘어가지 않고 꼭두새벽부터 할머니를 깨운 탓으로 책에 손만 대고 있다. 하루에 몇 페이지씩, 8월 한 달을 채우고서야 완전히 덮었다.


  무협지나 역사소설 같았으면 며칠 내로 끝냈을 것이다. IT 분야나 이 시절의 경제 및 정치 등은 거의 눈길도 돌리지 않을 정도로 무식한 사람이다. '모르면 알려고 노력하면 되지'라고 내 아이들은 말한다. 그러나 알아도 써먹을 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그런데 의외로 참고

읽으니 읽을만했다. 무식이가 유식함으로 무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러니 책장이 술 술~


  작은 눈이 점 점 커졌다. 내가 이런 세상을 살고 있다니 무식의 장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장마다 들렸다. 그러나 손자가 깨면 그 유식이도 떠나갔다. 그리고 돌아올 줄 몰랐다. 나 또한 구태여 불러들이고 싶지도 않았다. 책을 열면 기억이 떠오르고, 덮으면 손자와 나의 세상이 펼쳐졌다. 비록 몇 장씩 못 보는 책이었지만, 나만의 아쉬움이 고개를 버쩍 쳐들어대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굉장한 이력과 경력을 지닌 분이다. 놀라운 능력을 가진 저자였다. 그런데 나는 화려한 글 속에서 자꾸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드러나서 보이는 현상만 짚어서 분석하고 미래를 예견했다. 나야 쥐뿔도 없는 사람이라 그저 저자가 부럽기만 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이 글을 썼다면 어떻게 썼을까.


  내가 판단하는 근래는 육근(六根)의 시대다. 육근은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이다. 곧 눈에 보이는 것들, 귀에 들리는 소리, 코에서 느껴지는 향을, 혀는 미각을, 생각이 드는 대로 행동하는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意)을 빼면, 나의 오감이 일어나는 대로 따라다니며 감각적으로 살고 있다. 그러니 생각조차도 감각적으로 변하여 오로지 불나방이 불을 쫓듯 하며 산다는 말이다. 물론 도덕적으로, 다른 이상적인 모습으로 삶을 영위하는 분들이 많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나의 주장이 어설프다. '비대면'이 대세가 되는 시절에도 사람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야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저자는 약간씩 건드리는 것 같았으나 주제를 향하여 논리를 전개해 나갔다. 새로운 용어, 사상, 시대의 흐름 등 다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사람은 무엇을 먹으며 살아갈까? '팩트풀니스' 책이 생각났으며, 저자가 몹시 그리웠다.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09438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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