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 혜 Dec 17. 2020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손자와

Out of Africa 영화에 빠지다

3- Day 14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써주세요. 다만 줄거리는 들려주시면 안 됩니다.


  Out of Africa, 이 영화는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아슴프레 하기만 하다. 내가 영화관에서 보는 순간 광활한 초원이 펼쳐지는 장면마다 가슴 설레었다. 굉장히 인상 깊게 관람했으며 잊히지 않는 영화 중 최고로 여긴다. '늑대와 함께 춤을' 역시 드넓은 푸른 화면이 나의 내면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아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 악장(Clarinet Concerto in A major)이 잔잔히 흘러나오는 Out of Africa가 영화의 백미라고 말하고 싶다.


  https://youtu.be/lmgw7af_SBA  


  나는 가끔 글을 쓰면서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 악장을 듣는다. 동영상 화면 또한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훌륭한 음악이나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淨化) 시키는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나는 가사가 나오지 않는 클래식을 주로 듣고 있다. 이유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음률이 잊히지 않고 뇌리에 남아서 정신을 산란하게 만들어서 그렇다.


  약 2시간 동안 계속 되는 음악을 들으며 집중한다. 가끔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두 주인공이 아프리카 초원의 상공을 날면서 행복해 하는 비행기 데이트 장면은 참말로 멋지다. 내가 방콕에서 글을 쓰며 대리만족 하는 찰나이기도 하다. 어쩌다 보는 TV에서 어느 한 때 여러 번 Out of Africa를 보게 되었다. 그때마다 작은 화면이지만 감동했고 영화관에 가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 


  유명한 장면이 하나 있다.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감겨주는 평화로운 모습. 관람자들은 모두 엄지를 치켜 세운다. 특히 내 남편이 눈곱 만큼도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배가 조금 아프기도 하지만. 내가 보는 작가 카렌 블릭센은 남편 복만 없는 분이라 사려된다. 카렌 작가가 1937년도에 실제로 출판한 Out of Africa의 자서전인 영화라서 그렇게 유추해봤다.


  배경은 제국주의가 팽창하던 시절이다. 카렌의 애틋한 사랑과 비극적인 결말로 사랑의 종지부를 찍으며 끝나는 가슴 아릿한 영화이기도 하다. 카렌의 아프리카 현지인들에 대한 인간애가 돋보이면서 자비를 베푸는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특히 데니스(로버트 레드포드)가 모닥불을 마주보며 카렌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어준다. 카렌이 오래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면서 들어주는 장면은 그녀의 작가적 면모를 알아본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내 아이들은 이미 자란 시기여서 활용을 해보지 못했다. 이젠 손자에게 활용해 볼 계획이다. 그리고 이 음악을 함께 들으며 영화를 감상할 것이다. 손자와 본 후 지구본을 돌려가며 아프리카를 알게 해주리라.

어제는 손자가 "엄마!" 발음도 정확하게 말했다. 앞으로 손자가 더 힘에 부치겠지만 영화를 같이 보고, 산책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미래는  Out of Africa 영화 만큼이나 벅찬 미래다.


      

사진: 정 혜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176280102

작가의 이전글 산책 나가자, 손자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