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 최근 도전했던 과제 중에서 성공했던, 그러니까 성취감을 얻은 도전의 경험을 소개해 주세요.
금년 1월 중순쯤이지 싶다. 어느 하루는 '브런치'라는 용어에 눈길을 꽂혔다. 간간히 보았지만 그날은 검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더듬거리며 따라서 가보니 브런치 작가를 신청해야만 했다. 신물이 날 정도로 도전하여 겨우 수필가라는 명칭을 붙였는데 또 도전을 해야만 하나 싶어 뒷걸음이 쳐졌다. 그러나 떨어져도 잃을 것이 없으니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용기가 슬며시 자리를 잡았다.
작품은 공모전을 준비하며 써 두었던 글이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신청서가 문제였다. 제시한 질문의 제한된 글자 수에 응답하려니 그것이 녹녹하지 않았다. 대충 구색을 맞추어 보내면서도 '설마 이것 조차 떨어질라고'. 그런데 제시한 조건에서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답이 며칠 뒤 도착했다. "어, 이것 봐라. 여기도 떨어져?" 그렇게 헛 발질의 헛헛함이 느껴졌다.
제시한 질문을 어떻게 압축해야만 할까. 어떤 내용으로 써야만 한 방에 끝내버릴까. 나는 군법당에서 법문 했던 내용이면 먹혀들 것 같아 두 번 째도 군(軍) 포교사로 자원봉사하였던 점을 강조하며 파고들었다. 반면 종교색이 짙다는 이유로 선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이자 쓰고 싶었던 글에 대한 소신을 일단 펼쳐보았다. 역시나 내 뜻에 불과했고 다음 기회에 또 도전하라는 답신만 왔다.
셋째는 둘째보다 제시한 질의에 더 가다듬어질 수 있었다. 방향 전환이 필요했지만,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보려고 고심하면서 한 일주일을 주저하였다. 수필 공모전에서도 수없이 겪었는데 겨우 세 번으로 낙심하는 것은 일렀다. 까짓 껏 될 때까지 해보자는 오기도 생겼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뻔하여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지만 모험을 한 번 더 하기로. 제출할 땐 앞 뒤를 잴 것 없이 과감히 누르면 된다.
예상은 했지만 부끄러웠다. 내친김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오기도 생겼다. 세 번째 신청 시에는 내 뜻을 접고 브런치 팀에서 요구하는 사안에 충족시켜야만 가능한 문구로 바꾸었다. 네 번 째는 브런치에서 원하는 답안을 보냈다. 그렇지만 나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 선정되면 그때 내 멋대로 글을 쓴 들 뭐라고 못 하겠지'라는 배짱으로.
네 번 도전장을 내민 끝에 성공했다. 기분이 별 것 아닐 것 같았는데 묘하게 좋았다. 그리고 '뜻을 세운 뒤 도전을 위해서 노력하니 되는구나.' 시험이나 지원서를 내면 무조건 되는 것이 상책이다. 성취했다는 자신감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스스로에게 상당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준 사건이었다.
3월 30일에 첫 글을 실었다( https://brunch.co.kr/@0814jsp/43). 첫 번째 낙방하고서 작품이 더 있어야겠다 싶어 그날부터 마구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사회 문제점으로 정점을 찍고 고공행진의 연속이었다. 올린 글은 돌아보고 퇴고와 맞춤법 검사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건이 되지 못한다. 브런치에 입성한 후, 쓰고 싶었던 방향의 글을 종종 올리고 있다. 마음 가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쓰고 있다.
나는 졸필이지만 내 글을 귀중히 여긴다. 그리고 남의 글도 존중한다. 그래서 공감을 누르고 댓글은 웬만하면 다 쓴다. 그것이 나의 글에 대한 배려이고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글을 공감해준 브런치나 블로그에도 가본다. 나의 글을 읽어준 답례로 그 글을 읽고 공감과 댓글을 남긴다. 상대의 글 또한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글이므로 당연히 공감해주고 소중히 대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진: 정 혜
대문 사진: 아파트 내 심어진 느티나무 잎이 노랗게 변하는 중이다. 짙은 초록에서 연두로 연두는 노랑연두로 바뀌면서 노랑으로 변신한다. 이 과정이 신비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래 사진: 손자와 산책 중에 만난 때 늦게 본분을 다하고 있는 가지 꽃. 보라 빛에 노란 수술이 참으로 멋스럽다.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099054798
댓글14 공감 25
fragancia Sep 25. 2020
4번만에 작가님을 알아본 브런치!! 그래도 같은 공간에서 글을 볼 수 있음에 찡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저도 브런치 작년에 도전하고 5월에 두번 도전으로 들어왔는데^^ 그래서 일까요? 소중한 공간이예요~ 오직 글만 볼 수있어서 그런 느낌이 드나봅니다~
정 혜 Sep 25. 2020
향기나는 나의 문우, 향기님.
좋은 인연 이어가요. 쭈욱~
언어풍차 Sep 25. 2020
와우! 대단하십니다. 3전4기셨군요,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본인이 쓰고 싶은 글 많이 쓰시고 문운이
왕성하시길 기원합니다.
정 혜 Sep 25. 2020
고맙습니다.
닉네임을 사용하지 않으세요?
계속해서 두드려 보시면 성과가 나타납니다.
그땐 구독 꾸욱~
일과삶 Sep 25. 2020
전혀 졸필아닙니다~ 멋진 글 늘 감사합니다~
꼬마마녀 Sep 25. 2020
졸필아니세요. 멋진 글이세요
저도 3번으로 되었어요. 작가 되시고, 쓰고 싶은 글을 쓰시는 군요. 펜가는 대로 ~
앞으르도 펜가는 대로 쭈욱 고고하세요~^^
혜나무 Sep 25. 2020
브런치라는 곳이 필력을 우선 순위로 두는 것이 아님을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 곳에서 글을 계속 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을 비롯해 정말 수준 높은 글들이 많음에도 자신들이 선호하는 주제가 따로 있더라구요.
이곳만큼 투명하고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기는 합니다.
쓰고 싶은 글만 쓰다간 독자가 늘지 않기에 브런치가 원하는 주제도 가끔 쓰고,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그러고 있습니다. 어쩔 때는 끌려다니는 것 같아 이 곳에 쓰기 싫을 때도 있구요.
그래도 메인에 노출되면 기분좋다고 다시 쓰고...ㅎㅎ. 제 모습이 좀 우습지요 작가님..
물론 작가님 말씀하신대로 저도 나누며 피드백 받아서 좋습니다. 좋은 인연이지요.
작가님과의 소중한 인연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정 혜 Sep 27. 2020
고맙습니다!
열심히 정진 해야겠습니다.
정 혜 Sep 27. 2020
예에~ 쭈욱 가겠습니다.
코스모스님의 글을 구독하며 많이 배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 혜 Sep 27. 2020
'이곳만큼 투명하고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기는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일 년 간 글만 쓰자, 조회수와 메인에 올라가는 여부를 떠나서 흔들리지 말고 쓰기만 하자고 다집니다.
흔들리지 않아야만 오래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해 주셔서 고맙심데이~
상선약수 Oct 01. 2020
저는 사실 내 글을 누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단순히 내 생각들이나 경험했던 것들을 글로 쓰고 언젠가는 소장할 수 있는 책 한권을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으로 시작했답니다. 제 글은 아직 메인에 노출된 적은 없지만 작가님을 비롯 몇몇 작가님들이 제 글을 읽어주시고 답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를 나눌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니, 퇴직을 하면 작가님처럼 글쓰기 수업도 받으면서 더 열심히 글을 써보고 싶다는 또 하나의 소망이 생겼어요. 작가님을 보면서 많은 배움과 자극을 받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정 혜 Oct 02. 2020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세요?
경주에서 휴가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 업무와 선생님의 가정 일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퇴임까지 미루지 말고 틈틈이 글쓰기 강좌에 참여하시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연휴의 편안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04. 2020
내 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참 좋네요. 네번 만에 결실을 얻으셔서 더 의미가 깊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브런치에서 뵙길 기대합니다~
정 혜 Oct 04. 2020
한가위 잘 쇠셨지요?
내일부터 108일 글쓰기가 다시 시작되네요.
열심히 노력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Sep 04.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