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8 만약 당신이 현재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살았을까요?
만약 내가 전업주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며 살았을까? 참으로 회한(悔恨)스러운 질문이다. 나는 철이라는 것이 드는 어느 순간부터 지금까지 직업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나를 힘들게 했다. 한 마디로 노력(努力)의 힘쓸 노(努), 열심히 힘쓰지 않고 게을렀다. 그리고도 중상은 따라갔기 때문인지 안일하게 대처하며 살았다. 남달리 영리하지 않으면서 왜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는지 종종 후회를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가 되어버렸다. 부모님의 욕심대로 내가 어느 직장이건 취업했다면 틀림없이 살림살이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실력을 갖추려고 머리를 싸매고 날밤을 새운 적이 없다. 우선적으로 노력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한 들 소용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심적인 방황을 많이 했다. 왜 남들은 그저 하는 것 같은데, 나는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불만이 컸다. 그리고 감나무 아래서 감이 내 입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남의 밥에 굵은 콩만 보였고, 내 콩은 작기만 했고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이야 그 회한이 희미하지만, 그래도 경제적인 면에서 후회를 어쩌다 하곤 한다.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삶의 질과 차원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 지금 내 딸이 나의 교과서인 셈이다. 그런데 딸의 말대로라면 정말 노력하지 않고 공무원이 되었다.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하려고 1년 허비하고 몇 개월 7급 공무원 공부를 했다. 그리고 아버지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9급으로 하향 지원하였더니 됐다고 희희낙락하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나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하면서 나를 돌아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깨우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남편이 퇴임하던 해에 '포교사 대비반' 모집하는 현수막을 보고 막연히 분발한 것이 가장 나답게 나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2008년부터 불교를 가르친다면서 일요일마다 나다닌 것이 2019년 연말까지 만 13년이다. 나는 병사들을 가르치면서 나를 알았고,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잘 사는 것도 깨달았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현재는 나를 올바로 돌아보며 정비하는 나날이 되고 있다.
특히 내가 불경을 공부하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우리 재가자들이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네 가지가 있다. 무엇이 넷인가? ①재물, ②명성, ③건강, ④죽어서 천상이나 선처에 태어나는 것이다. 부처님 생존 당시의 고대 인도의 죽음관은 죽어서 천상에 태어나거나 선처에 태어나기를 원했다. 그리고 부처님은 우선적으로 재물을 법답게 모으라고 가르치셨다. '법답게'의 뜻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5계를 실천하며, 보시하면서 지혜롭게 재물을 모은다는 의미다. 재물은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이다. 철저하게 나의 힘으로 지혜롭게 땀을 흘리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여 모으라는 말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소중히 하라는 말씀이다. 또 부처님 당시 고대 인도에는 여성들이 지금처럼 대우를 받지 못하던 시절이라 아내가 세 번째로 지목되었다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그리고 하인과 일꾼들조차 행복하게, 만족하게,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는 점 또한 부처님의 '만민은 평등하다'는 가르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내가 직업을 선택한다면, 아마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교사 특히 불교를 잘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줄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나처럼 노력은 하지 않고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입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대상일 것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병사들에게도 말했지만, 노력하지 않고 그저 먹는 성공적인 삶은 없다고 강조할 것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듯 인생 또한 왕도가 없었다고.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로 1.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2.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3. 아들과 아내와 하인과 일꾼들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4. 친구와 친척들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사진: 정 혜.
대문 사진: 내가 사는 곳에는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11월 초순인 근래 황금빛으로 세상을 화려하게 변모시켰다. 정오의 햇살을 받으면 지극한 찬란함에 할 말을 잃는다.
아래 사진: 은행 단풍의 찬란한 빛깔은 저 하늘이 있어야만 더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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