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꼭 읽어야 돼요?

by 정 혜

Day 24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현재는 지식의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절이다. 내가 모르는 것은 인터넷으로 검색 하면 원하는 대답이 즉시 뜬다. 또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동시에 세상 일을 훤히 알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세상은 지식이 만연하고 또 차고 넘치지만, 정작 나는 허전하다. 책을 읽어도 헛헛하다.

책을 읽지 않아도 직장 생활하는데 지장이 전혀 없다. 말이 막히고 의문이 생기면 손전화기 열면 된다. 아니면 책상 위의 컴퓨터가 해결해준다. 컴퓨터가 못 하는 일은 사람을 불러서 고쳐달라고 하면 그 역시 고치고 돌아간다. 수고비와 출장비는 손전화기로 처리한다. 컴퓨터만 다룰 줄 알면 세상과 의사소통이 다 되므로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필수항목이 되었다.

내가 불교를 가르치는 병사들도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다. 대화의 중점은 무슨 책을 읽느냐가 아니었다. 주로 게임이다. 어떤 게임을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주고 받는다. 어느 시에 접속하여 컴퓨터 게임을 하자고 약속했다. 아니면 군 생활 더 편하게 하는 곳에 대한 정보교환이다. 독서는 군대 생활을 조금씩 줄여가는 시간 떼우기 식이다. 일반 상식, 세계사, 한국사 등에 관해서 질문하면 대답하는 병사가 거의 없다. 눈만 반짝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도서관은 텅, 텅 비었다. 반면에 컴퓨실은 만원이다. 한 번씩 지통실에 들리면 틈틈이 좋아하거나, 관심이 가는, 유행하고 있는 책을 읽다가 접어 둔 책이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일부러 누가 읽던 책이냐고 물으면 한 병사를 지목했다. 나는 그 병사를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칭찬을 꼭 해준다. 불평불만은 잘 하였지만, 자신의 내면, 미래를 준비하는 병사는 열 손가락을 꼽을 지경이다.

근래 글을 쓰면서 독서를 의도적으로 하고 있다. 다른 작가들은 표현하기 막연한 부분은 남의 글을 인용하거나 어느 작가가 그렇게 말 하더라, 이런 책을 읽으며 보충하고 있다는 식의 전달을 한다. 그런데 나는 막상 인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사고력을 넓히고 깊이를 더 하려면 독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더하여 바닥이 보이는 지식과 최신 정보의 창고를 채워주었다.

나의 내면을 채운 것은 불경(佛經)이다. 내가 독서를 등한시 했던 큰 이유의 하나는 불경 때문이다. 불경은 붓다의 가르침을 한 곳에 모은 책을 말한다. 붓다는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주변의 정황들을 적절하게 묘사하며 비유하였다. 보편타당한 사실, 허무맹랑하지 않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누구나 타당하다며 수긍하였다. 독서를 하지 않는 동안 중도적인 사고와 삶을 지향하는 사람으로 변모하였다. 그 바람에 다른 작가의 책은 불경만큼 내외(內外)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 그 만큼 오늘날의 책은 깊이가 없었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모르는 책이 많았다. 내가 많은 읽지 않았던 연유가 다른 사람들이 독서하지 않는 이유와는 별개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꼭 독서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거나, 읽을 필요가 없어서 일것이다. 잘 시간은 있어도 책을 읽을 여유는 없는 탓이라고 여겨진다. 어떤 몇 몇 사람은 책을 펼치면 머리부터 아파와서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여러 차례 권유하다가 책을 읽으라며 더 권할 수 없었다. 독서하지 않는 변명이 천차만별이다.





공감 4 댓글 9


향기

독서의 필요성을 모르고 여유가 없는 탓!! 그르게요 자기에게 맞는 책이 분명있을텐데 말이죠!!


불경을 읽으시는 정혜님~ 저는 불교를 잘 모르고 살았는데 최근 싯다르타 책 읽고 관심을 가졌어요^^ 감명깊게 읽었거든요!!
오늘도 평온하게 흘러가는 강물같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셔요. 2020.11.13. 08:05


답글

정 혜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쁜 향기님.


캘리고

작가님 글 잘 읽었어요. 저도 불교하고는 거리가 먼데 요즘 남편이 인도역사 불교역사 흰두교 문화 등 두루 섭렵하면서 저에게 이야기를 해 준답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듣고 있는데 작가님께서 가르치시는군요. 무엇이든지 자신에게 맞는것을 꾸준히 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한거 같아요.

나이 들어도 자신이 할수 있는게 있다는게 배우고 싶어요. 늘 배웁니다. 2020.11.13. 15:54


답글

정 혜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대 인도 역사와 불교, 힌두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불교가 고대 인도에서 발생되었고, 힌두교 또한 동 시대를 거치면서 고대 인도의 국교로 자리매김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저 오고 있지요.

바깥 분께서 종교사를 두루 섭렵하고 계시는 것은 참 좋은 현상입니다.
고맙습니다. 2020.11.15. 15:14

답글

캘리고

@정 혜저도그렇게 샛각해요 예전에는 보기싫었는데

지금은 인정하고있어요
고맙습니다 2020.11.15. 15:22


언어 풍차

세상에 책 말고도 원하는 것을 검색만 하면 우르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책과는 점점 담을 쌓게 되는 것 같아요.

머지않아 책이 사라질지도. ㅎ 2020.11.14. 08:20


답글

정 혜

맞아요. 종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없어지고 있어요.

공감해 주셔서 고맙스니다. 2020.11.15. 15:15


혜나무

제 딸아이가 고등학생 때까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더니 대학생이 되어서는 스마트폰 삼매경이라 책은 전공과 관련된 것만 보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주는 정보들, 넷플릭스에서 언제든 볼수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요즘 젊은이들의 콘텐츠이죠.
말씀하신대로 허접한 책들도 부지기수라 양서를 선별하여 읽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2020.11.15. 14:04


답글

정 혜

저의 아들도 손에서 손으로 옮길 뿐 도무지 놓을 줄 모르네요.

밥 먹으면서도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이 얼마나 보기 싫은지요.
양서를 구별하는 눈도 길러야 하는데...
잘 해내겠지요.
아래 단풍나뭇잎 어때요?
맑은 날 어찌나 화려하던지요. 2020.11.15. 15:19


11.13.202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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