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오늘의 미션은 '강한 나라'입니다. 다른 나라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그러니까 식민지 국가 같은 것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떤 분야의 힘을 키워야 하고 또 어떻게 힘을 키워야 하며 여러분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지 한 번 써봅시다.
'강한 나라가 되려면'을 주제로 27일 밤 8시가 넘어서 글을 쓰려고 구상하던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7월 3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세 편의 글을 '불글'에 제출하였다. 손주를 돌보며 딸의 집안 살림살이도 살펴봐주면서 분주한 가운데 주관자의 정확한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기존의 제출 방식과 다름을 24일에야 깨달았다. 7월 말까지 매일 쉬지 않고 글을 써내도 완료하기 어려웠다. 마음이 다급해져서 콩 튀듯 압박감이 들었다. 24일부터 매일 한 편씩 제출했다. 급기야 27일에는 손녀가 어린이집엘 가지 않았다. 목, 금요일 임시 휴업을 한다는 것이다. 손녀는 낮잠을 안 자고 나를 절박하도록 몰아부쳤다. 궁여지책으로 옛날
이야기를 해주며 손주를 잠자리에 눕혔다. 나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밤이 왔다.
2600여 년 전 고대인도 중원에는 16개 강대국이 있었다. 그 중 마가다 국의 아자따삿뚜 왕이 인근의 왓지 국을 굴복시키려고 갖은 암중모색을 하였다.
어느날 아자따삿뚜왕은 마가다 국의 연륜이 지긋하고 경륜과 지략이 뛰어난 왓사까라 대신을 불렀다. 왕은 왓사까라 대신에게 세존을 방문하여서 문안을 여쭙고 왕의 계획을 말씀드리라고 했다. 왕은
"세존께서 그대에게 설명하시는 것을 잘 호지하여 나에게 보고하시오. 부처님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오.”
왓사까라 대신은 세존을 뵙고 왕의 문안을 대신 드렸다. 왓사까라는 세존에게
“왓지가 이처럼 크게 번창하고 큰 위력을 가졌지만 나는 왓지를 멸망시킬 것이며, 파멸시킬 것이고, 참극을 당하게 하고야 말 것이다.”
라고 왕의 의도를 전했다. 세존은 뒤에 서서 부채질 하던 비서의 이름을 부르며,
“1. 아난다여, 그대는 왓지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자주 모인다고 들었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왓지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자주 모인다고 들었습니다.”
“아난다여, 왓지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자주 모이는 한, 왓지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기대할 수 없다.
2. 그대는 왓지들이 화합하여 모이고, 화합 하여 해산하고, 화합하여 왓지의 업무를 본다고 들었는가?"
3. 왓지들이 공인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공인한 것은 깨뜨리지 않으며, 공인되어 내려온 오래된 왓지의 법들을 준수하고 있다고 들었는가?"
4. 왓지들이 왓지의 연장자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상하고 예배하며, 그들의 말을 마땅히 경청해야 한다고 들었는가?“
5. ”왓지들이 [남의] 집안의 아내와 [남의] 집안의 딸들을 강제로 끌고 와서 [자기와 함께] 살게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가?“
6. ”왓지들이 안에 있거나 밖에 있는 왓지의 탑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상하고 예배하며, [탑묘에] 전에 이미 바쳤고, 전에 이미 시행했던 법다운 봉납을 철회하지 않는다고 들었는가?“
7. 왓지들이 아라한들을 법답게 살피고 감싸고 보호해서 아직 왓지국에 오지 않은 아라한들은 그들의 영토에 오게 하며, 이미 그들의 영토에 온 아라한은 편안하게 살도록 한다고 들었는가?"
그때 세존은 왓사까라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한때 나는 웨살리에서 사란다다 탑묘에 머물렀다. 나는 거기서 왓지들에게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쳤다. 바라문이여, 이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방법이 왓지에게 정착이 되고 이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방법을 왓지가 준수한다면, 왓지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기대할 수 없다."
왓사까라 대신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고따마 존자시여, 쇠퇴하지 않는 방법 각각 하나만으로도 왓지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일곱 가지 쇠퇴하지 않는 방법 전체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고따마 존자시여,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 웨데히뿟따는 전쟁으로 왓지국을 정복할 수 없겠습니다. 그 대신에 [왓지들의] 기만과 상호 불신을 획책해야겠습니다."
세존은 일곱의 방법을 아난다 비서에게 왓지의 상황을 질문하면, 아난다 비서는 왓지에게 들었다고 대답한다. 세존은 일곱 방법이 준수되는 한 왓지들은 번영할 것이고 쇠퇴란 기대할 수 없다고 반복하여 말씀하신다.
이 글은 『디가 니까야』「대반열반경」서언에 나온다. 역자譯者는 일곱의 방법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① 민주적 절차 중시 ② 화합 ③ 준법정신 ④ 위계질서 ⑤ 건전한 성도덕 ⑥ 조상숭배 및 전통신앙 존중
⑦ 종교인 존중으로 요약하였다.
⑥은 역자가 '봉납: 빨리어 본래 의미는 크게 두 가지 뜻으로 사용. 하나는 제사에서 바치는 공물이나 희생犧生이나 종교적 봉헌(봉물)과 헌납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국가에서 거두어 들이는 세금을 뜻한다고 각주로 부연 설명을 적었다.
조상숭배는 나의 죽은 혈족들의 제사를 말하는데, 건성으로 대충하는 의식이 아니고 의식절차에 맞추어 거행한다는 의미여서 '숭배'를 썼다고 나는 해석했다. 또 붓다 재세 시에는 지금과 다른 사후세계관을 가졌고, 붓다 이전에는 동물을 희생犧生물로 몇 백 마리씩 올리던 때도 있었고, 제1 계급의 브라만 중에서 전적으로 하늘에 제사만 지내던 사제들이 있었다. 그들은 제례의식을 비밀리에 배우고 전수하였다. 사람들은 조상 제사를 올리면서 큰 복을 바랬다. 신정神政이나 제정祭政시대의 왕이나 사제는 나라를 위한 제사를 하늘에 올리면서 부강과 부국을 빌었다. 현재와 비교 하지말기를 바란다.
⑦의 아라한은 석가 붓다의 가르침으로 해탈한 불교의 최고 성자를 말한다. 붓다 당시의 고대인도에는 수많은 수행자와 종교가들이 있었다. 붓다는 그 수행자들 또는 타종교인을 존중하라는 가르침을 설파하셨다.
세존은 왓사까라 대신을 '바라문'이라고 불렀다. 브라만 계급을 의미한다. 왓사까라는 제1계급이라고 2계급 크샤트리야 왕족 출신의 세존을 존중하지 않고 성姓인 '고타마'로 호칭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세존은 이런 홀대나 핍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타종교를 존중하라는 가르침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왓사까라는 동료 대신 수니다와 함께 왓지를 공격하기 위해서 '빠딸리'라는 마을에 도시를 건설하였다.
왓사까라는 아자따삿뚜 왕을 배신하고 잠적해버린다. 어느날 왓지국에 망명하여 기만과 상호불신을 획책하며 몇 년 간 물밑 작업을 착실히 수행했다. 왓지들의 국력이 쇠잔해지고, 그들의 분열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마가다 국과 연통하여 일시에 왓지를 정복해버린다. 나라가 멸망하는 양상도 다양하다. 한 나라가 망하는데는 원인과 이유가 있다.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결과는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2019년 군법당에서 병사 몇 명과 '릿차위 청년 경'을 강제로 읽도록 인쇄물을 손에 들였다. 강제성을 띤 이유는 '연약한 소시민으로 살 것이냐' 더 크게 '다른 나라에게 이용당하지 않거나 식민지 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나나 병사들이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해주었다. 병사들이 법당에 오는 목적이 고참들의 텃세 행위를 피하거나 부족한 잠을 잔 뒤 나누어주는 간식 먹는 재미로 등장한다. 그들이 경을 읽고 새긴다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인연이 닿지 않는 그들의 손실이다. 말을 물가로 데려가서 말이 물을 먹지 않으려고 하면 먹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앙굿따라 니까야』「릿차위 청년 경」에서 세존은
“무엇이 다섯인가? 마하나마야, 여기 좋은 가문의 아들이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로 ①부모를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상하고 예배한다
. 그런 그의 존경과 존중과 숭상과 예배를 받은 부모는 '오래 살아라, 긴 수명을 누려라.'라고 선한 마음으로 그를 축원한다.
마하나마야, 부모의 축원을 받는 좋은 가문의 아들에게는 향상이 기대되고 쇠퇴란 없다."
① 대신 아래의 2,3,4,5를 대입하여 각자 해석해보면 좋은 가르침이라고 여길 것이다.
"존경(남의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하다)하고, 존중(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다)하고, 숭상(높여 소중히 여기다)하고, 예배한다(신이나 부처와 같은 초월적 존재 앞에서 경배하는 의식을 행한다.)”
사전적 의미를 적었다. 이는 부모님의 인격과 사상, 행위를 공경하고, 높여서 귀중하게 대하며, 높게 소중이 여기며, 부처님이나 신처럼 경배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해봤다.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내가 해야 할 목표를 계획하고, 초지일관 열심히 목적을 향하여 오로지 나의 두 팔을 움직이고, 두 발로 돌아다니며 애쓰면서 땀 흘린 대가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힘을 빌렸으면서, 돈을 주고 시키면서 올바르고 적법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착취하여 얻은 것이 아닌 뜻으로 사려된다.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 '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한다. 불자는 오계, 천주교나 개신교도는 십계명. 여타 종교도 계명戒命을 정확히 인지하여 실천한다면 강국이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거의 정확한 계명의 의미도 모른 채 실천하지 않는 것이 강국으로 가는 길에 큰 문제다.
② '아들과 아내와 하인과 일꾼들': 부처님은 '만민은 평등하다' 고로 하인과 일꾼을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뜻으로 짐작한다. 그리고 아들이라는 용어에 매달리지 마시기를. 이 당시는 가부장제도가 만연하던 시대로 장자 계승이 우선이었고, 남자 상위시대였다. 그래서 재산상속 서열 1위가 아들이다. 심지어 내 집에서 일하는 하인과 일꾼들을 아내 다음으로 존중한다는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사상이다. 하인이나 일꾼은 하천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붓다 당시의 인도 사회는 사성계급에 묶여서 폐쇄적이었다.
붓다께서는 사성계급의 3,4인 수드라나 바이샤 출신의 남녀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내륙의 실개천이 모여서 강으로 흘러들고, 강물은 바다로 모여든다. 바다는 어느 강에서 왔느냐고 묻지 않는다. 짠물로 동화하여 하나가 된다. 현재 사회는 신분제도가 없어진 민주 사회인 듯 하여도 신분의 차이나 계층의 벽이 두터워서 불평등하다. 남자 대신 여자로 대체하여도 무방하다.
③ 그의 농사일을 하고 땅을 측량하는 자들: 요즘 말로 주인이 '갑질 하지 않았다'는 것 같다. 더하여 농공업과 상업을 천시하던 조선시대의 후손이 우리들이다. 아직까지도 가부장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직업의 차별이 심하다. 강국으로 가는 걸림돌이다.
④헌공을 섭수하는 신들: 우리가 제사 지내는 대상은 먼저 떠나간 ‘조상‘들이다. 후손의 존경과 존중과 숭상과 예배를 받은 조상(신)들은 당연히 후손을 위해서 '오래 살기를, 긴 수명을 누리기를' 하며 선한 마음으로 후손(後孫) 축원할 것이다. 아무리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이지만 예를 갖추어서 떠받드는데 해코지 할 신이나 조상은 없을 것 같다. 부정적인 해석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해보시기 바란다.
⑤사문과 바라문들을‘은 현재의 스님이나 수행자와 타종교의 성직자들을 말한다. 위의 두 경은 연관이 있는 경이다. 7번의 설명을 참조하면 된다.
두 경을 통해 주마간산 격으로 고대인도 역사의 한 부분으로 강국이 되는 방법을 말했다. 현재 당장 적용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불교를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이 이것 뿐이다. 그렇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비록 그 시작은 미미하여도 수신제가치국하면 마가다 국처럼 눈을 바깥으로 돌린다. 소위 평천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어떻게 되었나. 근현대도 별반차이가 없었다.
흥망성쇠. 이 지구상에서 흥망성쇠가 없었던 적이 있었는지. 없을 無에 항상 常. 항상 하는 것은 없다. 강국이 되어 영원불멸의 나라로 군림하고 싶지만 말로는 멸망의 길을 선택했다. 강국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나.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래서 무상하다고 말한다. 우주만물은 무상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고귀한 존재다. 당신도 존귀하다. 우리 모두 고귀하고 존귀한 나이다. 우리는 동등하며 평등하다. 강국은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상하고, 예배하는 나라'라고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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