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오늘의 미션은 '복지국가'입니다. 복지 국가를 위해서, 모두에게 골구루 돌아갈 수 있는 복지 정책이 과연 존재할까요? 여러분이 롤 모델로 생각하는 국가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 국가의 복지 모델을 소개해 주시거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복지 모델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경제학 레시피 228쪽의 내용 중, '복지 국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 제도가 소득 지원, 연금, 주택 보조금, 의료 보험, 실업 급여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이런 ‘무료’ 혜택이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를 한다고들 생각한다. (…) 그러나 복지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분담한다. 사람들이 받는 복지 혜택의 많은 수가 ‘사회 보장 분담금’에서 지출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납세자가 부담하는 노령이나 실업과 같은 특정 분담금과 연결된 지급이라는 얘기다.'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들이 조금 더 많이 세금을 낸다'고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이래서 경제학 레시피 읽기와 '불글'에 참여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해, 편견, 고정관념 등이 무분별하게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급류와 같다고나 할까. 무임승차의 대표적인 예는 무료 밥차일 것 같다. 나는 일주일에 평균 3~4번 교회 무료봉사대원들과 수혜자들을 가깝게 지켜본다.
무료. 나도 내 돈 들이지 않고 득을 볼 수 있는 무료나 공짜 무척 좋아한다. 한때 무료 밥차 숫자가 늘어나면서 문득 '무료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쌀 한 톨 없는 극빈자거나 돌봐주는 가족과 일할 능력도 없는 고독한 노령자라면 무료 밥차를 이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작 이들은 소외되고 다리에 힘 있는 자들이 줄을 서서 공짜로 밥을 타먹으며 무위도식하는 작태는 참으로 한심하다.
『앙굿따라 니까야』「원함 경」(A5:43)에 일부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장자여, 다섯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은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무엇이 다섯인가? 수명, 아름다움, 행복, 명성, 천상이다.
장자여,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다섯 가지는 만일 빈다고 해서 얻어지고 바란다고 하여 얻어진다면 이 세상에서 누가 무엇 떄문에 단축시키려 하겠는가?
장자여, 수명, 아름다움, 행복, 명성, 천상을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불자와 일반인)가 빌거나 기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다섯 가지를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불자와 일반인)는 나에게 다섯 가지가 다가올 수 있도록 도를 닦아야 한다. 팔정도를 실천할 때 수명, 아름다움, 행복, 명성, 천상을 얻을 수 있다.
『앙굿따라 니까야』「합리적인 행위 경」(A4:61) 에서
"장자여, 네 가지 법이 있으니 그것은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무엇이 넷인가?
① ‘나에게 법답게 재물이 생기기를’ 이것이 첫 번째로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부처님께서 재가신자 급고독 장자에게 ‘법답게‘ 노력하여 재물의 축적을 첫째로 말씀하셨다.
'강한 나라가 되려면'에서 인용했던 릿차위 경에서도 ’여기 좋은 가문의 아들이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로‘ 라고 나온다.
부처님은 재가자에게 열정적인 노력과 나의 땀과 팔의 힘으로 얻은 재산을 가르친다. 그리고 ’법답게(여법하게)‘라고 표현하셨다. '법답게'란 오계(五戒)를 실천하는 것이다.
② ‘법답게 얻은 재물로 부를 축적한 뒤,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이 나에게 오기를!
둘째, 재물은 오계를 실천한 결과이다. 불자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은 재물이 쌓이면 명성도 따르기를 원한다. 그런데 내가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은 친척과 스승의 좋은 가르침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 그 명성을 함께 하고 싶다는 관대함이라고 생각한다.
오계를 지키면 그 성과는
1. 방일하지 않은 결과로 큰 재물을 얻고
2. 훌륭한 명성을 얻고,
(명성名聲: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명예名譽: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
3. 어떤 회중(會衆)에 들어가더라도 두려움이나 창피한 생각 없이 들어가고,
4. 매(昧)하지 않고 죽으며(어두울 매(昧). 임종 시 오계를 지킨 분들은 맑은 정신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5.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선처(善處) 혹은 천상세계에 태어난다.(최소한 인간으로 태어남)
선처(善處)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거나 또는 천상이 선처이고, 지옥과 축생과 아귀계가 악처(惡處)다.
오계를 지키고 살면 세상에서 훌륭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게 된다. 나 혼자만 듣는 것이 아니라 형제, 친척들, 스승님들도 더불어 듣는다.
③ ‘법답게 재물을 얻고,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을 얻은 뒤, 나는 오래 살고 건강을 유지하게 되기를!’
적법하게 재물을 늘렸고, 명성도 얻었으니 당연히 건강하게 장수(長壽)하며 복락을 누리고 싶은 것은 우리 보통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 아닐까.
④ ‘법답게 재물을 얻고,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을 얻고, 오래 살고 건강을 유지한 뒤,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선처(善處)], 천상 세계에 태어나기를!’
적법하게 재물을 늘렸고, 명성도 따르고, 또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복락을 누렸으니 마지막 죽은 뒤 선처나 천상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법답게 재물과 명성을 얻어도 단명하고, 재물은 얻었지만 명성을 얻을 수 없거나,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예를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
오계를 실천하여 얻은 성과는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위의 네 가지 법을 얻을 수 있다. 기독교의 십계명 중 6~10계는 오계와 비슷한데 그 의미가 다를 뿐이다. 타종교도 존중할 줄 아는 관용이 복지국가를 지속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타종교 신앙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배려이기도 하다.
나는 고귀한 존재이고, 당신 역시 존귀하다. 종교 또한 존중하면서 예배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국'이나 '복지국가'에 대해 말로 하면 자신의 학문, 이론, 주관 등을 내세우며 옳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말 잔치에 불과하고, 실천력이 없으므로 공허하다. 붓다는 합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덕목 여덟 가지 팔정도를 설파하셨다.
경제학 레시피 229쪽 아래와 230쪽 첫 문단
"복지 국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대비해 시민 모두가 공동 구매하는 사회 보장 상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복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나라의 시민(그리고 장기 거주자) 모두가 동일한 보험 패키지를 대량 구매를 통해 싼 값에 구입한다는 사실이다."
지극히 좋은 말씀이다. 당장 끼니를 떼울 수 없어서 바가지를 들고 동냥을 나가는 시민도 해당되는지 묻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독자나 나는 그래도 수중에 몇 푼의 돈과 양식이 있어서 배부른 소리를 할 수 있다. 또한 작가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물질적인 도움은 한계가 있다. 왜, 사람이 태어나서 사는 동안 천차만별의 삶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노숙자에게도 보험 패키지 구입이 가능할까.
팔정도는 넉넉한 물질은 없어도 내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정신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실천이라는 것도 현재의 역경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을 친구삼아 무력한 생을 메우는 사람도 있다고 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랏님도 가난 구제는 근절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비록 가진 물질은 작지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가족과 오손도손 행복하게 정신적으로 살아가는 예도 있다.
무료나 공짜를 좋아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무료나 공짜를 주는 상대는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받는 자는 얻어 먹기만 하면 자립은 언제 할 것이며, 이들을 계속 이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 현재 복지 정책을 시행 중인 국가에도 이런 현상이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정신이 건전하고, 육체가 건강한 것이 적절하다. 어느 한 쪽만으로 건강하기 어렵다. 국가는 개인의 집합이다. 이 집합의 심신이 건강해야 복지국가의 체제를 오래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은 자신감, 자존감, 자립심이 높아야 한다. 그럴러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독서하며 내면을 성숙시켜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들이 나태해지지 않는다. 지도자 역시 개인이므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후세를 위한 교육도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실시하여야 한다. 모두 합심하여야 복지국가도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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