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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혜 Jul 01. 2020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 10

   모든 일에는 그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그것들은 끊임없이 이어져서 일어난다 하여 연기(緣起)라고 한다. 작가 법정스님은 그 원리를 알고 채소 모종을 5월  초순에 심었다. 예년 같으면 고랭지의 서리가 5월에도 내려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는데 근래는 지구온난화로 5월에 심어도 이상이 없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우리 인간에게 있다. 인간이 원인이고 그 결과는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해마다 더  더워지고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작가는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나무에 꽃은 피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기현상을 지켜보면서 생태계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언젠가 들으니 현재 지구 상에서 벌이 40퍼센트나 소멸되어 양봉 농가들이 울상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그 원인이 휴대전화의 전자파 때문이라는 것이다. 촉매작용을 할 수 있는 벌이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삶에도 그만큼 위협이 따른다."고 적었다.

  내 집에는 단독주택이라 화단이 있다. 나도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이라 해마다 화단을 눈여겨 관찰하고 있다. 벌 나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이 육안으로 확연히 느껴진다. 이 미물들도 얼마나 다급했는지 종족보존을 위해 필사적이다. 벌의 종류도 다양하게 날아들었는데 갈수록 단순해지고 있다. 호랑나비, 노랑나비, 이름 모르는 나비들도 이젠 그 개체수가 줄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해마다 내가 마음 아파하는 일이 있다.

  배추흰나비가 잎이 연한 곳을 찾아 알아 낳고 떠나버린다. 그러면 며칠 내로 알이 부화되어 애벌레들이 잎을 파먹으면서 성장을 한다. 그런데 잎이 무성한 곳은 제쳐두고 부실한 초목을 의지하여 알을 낳는다. 그러면 이파리는 일주일도 못되어 하나도 없고 애벌레조차도 굶어 죽었다. 이러기를 여러 해 반복하고 있다. 애벌레들은 먹는 잎만 먹는다. 나도 살려보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봤지만 미물은 미물이었다.

  나는 화단에 물과 거름 외에는 주는 것이 없다. 그런데도 줄어드는 원인은 다른 곳에서 농약이나 살충제를 뿌린다는 결론이다. 작가도 열매가 열리지 않는 현상이 10여 년 사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 두렵다고 썼다. 나 역시 나이가 있어 그런지 몰라도 무척 신경이 쓰인다. 내 자식과 손자들이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이라서 더 그렇다. 

 내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이라 필사를 하였다. 

 "모든 생물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놀라운 신비를 알아차리게 되면 거기에 의지해 살고 있는 생명체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돈과 경제에 눈이 멀면 상관관계에 얽혀 있는 자연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식물계에만 한정되지 않고 새나 짐승들에게도 닥치고 있다. 남쪽에서 봄이면 맨 먼저 쇠 찔레기 소리가 잠든 숲을 깨우곤 했는데 몇 해 전부터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환경 호르몬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 불임이 늘어 간다는 말을 들은 지 오래인데, 요즘은 소도 사람을 닮아 가는지 암소가 송아지를 낳으려면 암수끼리 접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가 암소네 집을 방문하여 인공수정을 하고 가는 현실이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이런 세상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깊이깊이 각성해야 한다. 모든 것을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글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작가의 책이자 글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떠한 평을 쓸 수 없었다. 우리 현실에 맞는 글이어서 다들 깊이 생각했으면 싶다. 손자를 봐주기 위해 딸의 아파트에 와서 보니 우선 내 딸과 사위부터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고 있다. 매일 택배가 온다. 우리 집뿐만 아니다. 옆 집 문 앞에도 택배 상자가 서너 개씩은 놓여 있다. 그 상자와 비닐들, 접착테이프 등 다 어떻게 처리하는지, 분리수거장에는 멀쩡한 것들이 줄을 서있다. 

  우리 정말 이래도 될까?  


   

https://blog.naver.com/jsp081454/22201830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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