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농협 문화센터가 잠정 폐쇄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스포츠댄스 회원들에게 해산 조처를 취한 것이다. 나는 고작 하는 운동이 이것 뿐이다. 이후 꼼짝없이 집에만 있게 되었다. 궁여지책으로 손자를 업어 재울 때 발을 움직여서 6,000보 걷는 효과를 내려고 노력했다. 어떤 땐 본격적으로 이삼십 분 음악에 맞춰 몸을 풀어주면 옷에 땀이 촉촉이 배여 들었다.
일요일 밤에 만난 손자가 낯가림이 심했다. 월요일 아침에는 어색하게 안기더니 이내 나를 따랐다. 이 녀석이 나를 따르는 이유가 따로 있다. 손자는 엎드려 있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엎드리게 되면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악질할 듯 웩, 웩 거리면서 짜증을 냈다. 한의원 간호사에게 손자 얘기를 했더니 그런 특별한 아이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아이는 아무 탈 없이 잘 자라서 지금은 고등학생이라고 했다.
하여 손자가 원하는 대로 일으켜 세운다. 내 아이들은 엎드려서 재웠다. 이 녀석도 그랬더니 빠르게 목을 가누었다. 또 누운 채 나의 양 손 검지를 잡게 하여 일으키면 벌떡 일어서 버렸다. 그리고 내가 붙들어주면 뒤뚱거리며 발을 옮기는 것이 마치 걸으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지어미는 질색하며 엎드려서 기는 과정을 고수하려고 한다. 나는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면 엎드려 버둥대는 아이를 들어 올려서 기분전환을 시켜준다. 그러니 나만 보면 웃고 찾는 눈치다.
그런데 이 녀석이 업히면 이내 잠이 들지 않았다. 어멈이 산부인과에서 퇴원하여 집에 왔던 신생아 시절엔 더 어려웠다. 살살 흔들어 주는 것도 부족하였다. 생각 끝에 새로 배우는 스포츠댄스 동작을 구령에 맞추어 복습하면서 아기를 정신 사납게 하는 작전을 써봤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 노래를 곁들여서 연습을 했다. 그 시간이 생후 6개월을 넘었을 때다.
딸은 손자 머리가 흔들리면 어 쩌 구, 저 쩌 구 사설을 마구 늘어놨다. 어미가 지 새끼 갈무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론만 앞세우는 것이 결코 예쁘지는 않다. 말이 그렇지 내 딸은 육아를 잘하고 있다. 딸이 듣기 좋은 소리도 아닌 것을 여러 번 하는 것은 정신 건강 상 별로다. 그리고 듣는 나도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대중가요는 흔히 듣는다. 그래서 다들 통속적이라 여긴다. 그러면 수준 있는 명곡을 다양하게 들려주어도 괜찮을 듯 했다. 유명한 성악가 어머니는 오페라만 들려주었다나. 그랬더니 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저할 것 없이 우리 가곡부터 내가 불러주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옛날 어떤 사람이 양반 자격을 돈으로 샀다. 모시던 상전이 하던 말투대로 흉내도 내봤다. 몸에 밴 막말이 편했을 터. 거추장스러운 옷도 그랬을 것이다. 내 손자도 의아했는지 눈을 감아야 할 시점인데 손가락만 쪽쪽 거린다. 염불도 하고, 천자문 외우는 중이라 이것을 복습해봐도 초롱초롱하다. 아무나 양반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빨리 잠자리에 누우려면 늘 들려주던 가벼운 걸음새의 춤곡이 필요했다. 화요일 오늘 밤은 일단 대중가요로 풍악을 올렸다. 할머니와 지어미에게는 휴식시간이 절대적이니까.손자가 할머니의 사고를 전환시켰다. 손자의 질 높은 정서 교육은 서서히 높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