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그 뒤에 오는 후회와 변명.

혹은 반성에 대해

by 글짓는 날때

필요해?

: 어, 조금 많이 절실해!


그럼 해보던가. 그런데, 힘들지 않겠어?

: 힘들게 뭐가 있어. 한숨 쉴 시간에 한 문장 써보자는 건데.


막상 써보면 다를걸. 그래서 제목은 뭘로 하려고?

: 제목이 필요해?


그래도 어찌 되었든 글을 쓰는 거니까. 제목이 있어야 애정이 생기지.

: 음...'발행, 그 뒤에 오는 후회와 변명. 혹은 반성에 대해'


반성문치곤 꽤나 거창하네.



[ 5화. 다정함을 애써 치장하고자 합니다 ]

: 나의 다정함에 대한 변명 - 누군가의 글을 읽고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나 보다.

"당신의 댓글은 항상 뻔해요.

애써 다정함을 티 내고 좋은 말만 쓰니까."


그래도 참, 다행인 습관이 하나 있다.

나의 친절과 다정(?) 앞엔 항상 고민이 먼저였다.

누군가의 짐을 들어주기 전에도 당연한 고민이 앞선다.

'그냥 들어주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요!'


'들어드릴게요'가 아니고 '들어드려도 될까요'라는 고민이 앞선다.
친절과 다정은 '공감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이고 행동은 고민 끝에 나온다. 그렇기에 고단함도 무리도 애씀도 없다.

지나친 다정함은 나를 향한 강요고 집착이어서 결국 나를 힘들게 한다?

지나친 친절은 오만함과 독단에 의한 폭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하지 않는 게 맞다. 그렇게 살길 바란다.


행동에 대한 고민으로 태도를 꾸며 다정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예쁘게 포장해서 다정하게 친절하고 싶다.

난 그러고 싶으니 당신은 그러지 않으면 된다.


아직 글을 쓸 마음 다짐이 부족한 것 같다.

외면하면 될 일을 애써 마주하여 속을 끓인다.

그게 또 너무 다행이다.

언제 이런 생각을, 나의 태도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나.




[6화. 문장의 끝이 아닌 손끝에 머물도록]

: 서두름에 대한 후회 - 오발행을 하는 실수를 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결국 크게 한번 사달이 날줄 알았지.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차분하게 앉아서 써도 모자란 글을, 아니 무슨 대단한 글을 쓴다고 휴대폰을 붙들고 글을 수정하냔 말이다. 뭐 좋다. 열심히라고 치자.

그런데! 딱 한마디만 하자.


알아! 우리 다 안다고! 우리 다 아는데 실수라고 포장하지 말자. 그냥 마음이 급했던 거야. 아주 죽겠는 거지. 빨리 발행하고 싶어서. 그래서 그런 거야. 띄어쓰기도 줄 바꿈도 단락 간격도 아무것도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급한 거야.

아무리 아마추어라도 누군가가 읽을 글을 올리는 거잖아? 제발 그 따위 자세로 공간을 낭비하지 말자. 누군가에겐 더없이 소중하고 누군가에겐 인생의 다시없을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를 공간에, 그따위로 올린 글을 읽게 해서 누군가의 글이 읽힐 기회를 훼손하진 말자.

아휴. 말도 아깝다. 알았으면 가서 책이나 읽어.


"변명은 아닌데 일반적으로 저장하고 발행이 맞지 않아?

모바일에선 발행이 위에 있더라고"


꺼져.




[1화. 나에게도 하루가 존재했음을]

: 시도는 좋았으나 계속할 수 있을까? - 첫 연재, 첫 발행


왜 그랬어? 이제 어쩔 거야?

연재의 시작을 이렇게 했으니 계속 이런 형식으로 써야 하지 않겠어?


"뭐, 아마도 힘들겠지만 꽤나 의미 있는 도전은 될 것 같은데?

도입부엔 짧게 지어낸 이야기 한편,

이어서 왜 그런 짧은 이야기를 지어냈는지 이유와 설명을 담는다.

마지막으로 애착 문장과 그 문장이 담긴 책을 소개하면 되지 않아?"


무식하면 용감하다지만. 어쨌든 시작했어. 연재일 어기지 말고!

이런 글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럼에도「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는 꽤 괜찮은 선택인 듯.




[3화. 기억을 위한 기록, 그 뒤에 오는 기쁜 후회]

: 가끔은 잘한 것도 있다 - 댓글노트의 효용성에 대해


나쁘진 않아. 솔직하게 잘 쓴 것 같아.

그런데 좀 창피하지 않아. 굳이 그렇게 다 드러낼 필요가 있어?


"사실이잖아! 진심을 담아 쓰라며? 모르나 본대 많이 참은 거야"


그래. 글쓰기 시작하면서 제일 잘한 거 꼽으라면 '댓글 노트'하나?

그리고 지금 작성 중인 '리뷰 노트'정도는 잘한 걸로 치자.

칭찬 같지? 그냥 소재가 좋았던 거야.

7화 때 발행글 생각하면 아오 진짜.

그만 희죽 거려. 창피한 걸 몰라.



[2화. 상상력 한 큰 술, 감수성 한 꼬집]

: 못쓰는 게 자랑은 아닐진대 - 글마저도 그게 다였던


그래도 글이 써지지 않는 상황이랄까. 그런 건 잘 표현한 것 같아.

고민만 계속할 바에야 그 상황을 나열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고

잘 쓰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이라던가

나에게 부족한 것에 대한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그게 다야. '제가 글을 잘 못써서 이렇게 썼어요'가 전부라고.

그냥 임기응변이랄까. 솔직히 그림책이 다했지 뭐.


"아무리 그래도 말을 그렇게 하냐? 나름 힘들게 썼는데"


내 말이 틀리면 이런 글을 지금 쓰겠어?




[4화. 쓰게 된다 더니 쓰기만 한 글쓰기]

: 뭐라도 써서 다행인 날 - 쓰면 된다는 교훈


솔직히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다.

아니다. 어쩌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을지도 모를 날?

잘하는 요행도, 잔머리도, 임기응변도 안 통하고 죽을 맛이었지?

정말 [발단]이라는 단어 하나가 살렸다.


"맞아.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보았다고 해야 하나?

정말 한 글자도 안 써질 때가 있구나, 하는 절망과

정말 한 단어로 이렇게 까지도 쓸 수 있구나, 하는 희망?"


그러니까. 미리 좀 몇 개 써놓으면 안 되니?


"이게 또 절박함 속에 성취감이라는 게"


닥쳐, 그대로 올라거서 무릎 꿇고 손들고 서있어.




[7화. 이성과 감성사이 또는 사건과 기억사이의 여행]

: 쓰고 싶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소재의 무거움


읽는 것도 꾸역꾸역, 쓰는 것도 꾸역꾸역.

이건 뭐, 예의도 없고 자세도 안 돼있고. 게을러서 그래.

읽어봐 봐 '4화. 쓰게 된다 더니 쓰기만 한 글쓰기'랑 뭐가 달라.


"그래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좀 다르지 않나?

나의 글쓰기에 대한 각오, 태도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도입부가 같은 형태잖아. 형태가 같으면 결을 달리 하던가.

이야기의 5단계에 너의 그 같잖은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비유한 것 밖에 더 돼?

다르게 해 보려는 시도는 해봤어? 아니 고민이라도 해봤어?

책은? 읽히지도 않는 책을 꾸역꾸역 읽어서 겨우 몇 문장 뽑았지?

그렇게 읽으니 글이 써지니? 뭐가 느껴져야 쓰지.

겨우 아는 걸로만 쓰려고 하니 그 모양이지.


"아니, 정말 읽으려고 노력했다니까"


닥쳐.


- 쓰다보면 울게되는 [ 발행, 그 뒤에 오는 후회와 변명_순한맛 ]




욕심일까요?

'조금 더 잘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뭐, 아주 잘은 아니어도 '이만큼 노력하니 조금은 읽히는 것 같아요' 또는 '이제 좀 어떻게 써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정도?

뭐, 상업적 글쓰기도 아닌데 뭘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잘 쓰려고 하냐,라고 물을 수도 있지 만, 그래도 누군가는 읽는 글이 되었으니까요. 최소한 '시간낭비는 아니었다' 정도는 쓰고 싶거든요.


그래서 나름의 고민을 해봤답니다.


'책으로 배운 글쓰기, 뭐가 잘못됐고 뭐를 잘 못썼고 어떤 부분을 실수했는지 알 수 없다. 나의 실수와 잘못을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 자세가 안 좋으면 거울을 보고 고치면 되는데 글은 어떻게 해야 고쳐지고 나아질까?

그렇다면 퇴고는 충분히 하고 있는가? 충분히의 기준을 모르겠다. 그저 책에서 배운 대로 어색한 부분을 수정하고 할 수 없으면 문장을 드러내고 다른 문장을 채워 넣는다. 그뿐?

그렇다면 발행(탈고) 후에는?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아보는 건 어떨까?

후회되고 아쉬운 점도 적어보고 변명도 해보고 칭찬도 해보고, 나의 글을 리뷰해 본 적 있어? 아니 그걸 생각으로 끝내지 말고 적어서 기록해 보자고'


공부 못하는 아이의 특징이죠?

참고서랑 노트만 늘어납니다. 그래도 '댓글 노트' 쓰는 것만큼 열심히 작성해 볼까 합니다. 계속 나의 글을 읽으며 조금씩 늘려 나가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작 '내가 쓴 나의 글'에 유독 애정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퇴고도 엉망이고 발행 후의 후회도 큰 것 같고요. 조금은 더 다정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다시 쓰게 될 나의 소중한 글이기에.


아, 그리고 공부 못하는 아이의 또 다른 특징.

"애초에 공부를 저렇게 했으면... 에효"




왜 쓰고 싶은지부터 물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답해야 할 세 가지 질문이 있다. 왜 쓰는가? 무엇을 쓸 것인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
p.23
간접경험과 직접경험, 그리고 그 모두에 존재하는 나 자신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기, 글쓰기, 나 자신이 되겠다는, 가장 강력한 행동.
p.127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이 세상에 없어서 내가 쓴다. 남이 읽어주는 것은 그다음의 행복이다. 일단 쓰는 내가 느끼는 즐거움이 존재한다. 쓰고자 하는 대로 써지지 않는 고통이 있고, 그래서 퍼붓는 노력이 있고, 더디지만 더 나은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 간다. 남이 알기 전에, 그 매일에 충실한 나 자신이 먼저 안다.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p.133
열심히 썼다고 좋은 글이 되지는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잘 전달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p.193




info.

에세이_「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_ 이다혜 作 / 위즈덤하우스

그리고 공감하는 문장_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아서 굳어진 습관'을 문체라고 부르는 경우는 없다"


tmi.

인용구가 짧은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너무 많이 옮기면 혼날 것 같아서요.

글쓰기, 특히 퇴고에 대한 고민을 많이 덜어준 고마운 책입니다.

아! 저에겐 그런 책입니다.


epil.

공부 못하는 아이의 특징이라지만 '리뷰 노트' 한번 생각해 보세요.

무엇보다 나의 글에 애정이 생깁니다.

참고로, 위에 글들은 공간의 정서상 조금 많이 순화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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