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흑곰아제 Aug 13. 2022

너의 오지랖

우리도 그녀들처럼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서,

많은 감정들을 또 뱉어내고 지나가는것같어.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시덥잖은 소리를

한것같어서 뻘쭘해 하고 있었어


매년 '올해는 진짜 더웠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나에겐  오히려 왜 이렇게 안 더워?싶었어.

남편에게 얘기하니,

"네가 사무실에만 있고 밖을 안나와서 그래. 난 죽을것 같았어." 라고 하더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 건물로 옮기고나서

한달에 한 두번 은행가는일이 아니고는

사무실에서 나온적이 없는것같아.


다른 층에 나랑 이름이 같은 사람이 근무해.

우리랑 동갑이고, 성격도 너랑 비슷해.

금새 친해질것 같았거든, 그 사람이 심심하면

차 한 잔 달라며 사무실에 와서 한참을 앉아서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고는 가고했어.

아마 너였다면 금새 친구가 되었겠지만

너도 알다시피 나는 거리감이 들어서

한발짝 뒤로 빠졌던것 같어.

그랬더니 오는 횟수가 줄고 지금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되었어. (물론 아직 다니고있어)


또 다른 층에는 나이가 좀 많은 언니가 있는데

그쪽은 내가 오며가며 찾아갔는데 바쁜것같아서

내가 방문 횟수를 줄였더니 왕래가 뜸해지고...


사장님이 내가 사무실에 없으면 노는 것으로 판단하고

화장실에 있을때도 핸드폰으로 전화해서는 사무실가서

사무실 전화로 연락달라고 하는 일을 몇번 겪다보니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건 꺼리게 되었다는게

내가 그들에게 말하는 핑계였지만,


나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몰랐던것같어

사람을 새로 만난다는 것말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내 억지 웃음과 과한 행동에

무척이나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라 생각들하지만,  나와 1시간만 얘기해봐도 내가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타인에대해 겁이 많은 사람이라는걸 알텐데 친하지 않으면 1시간의 시간을 타인에게 허락하지 않으니  타인이 나를 알길이 없지.


넌 네가 나처럼 한곳에 오래 있지 못하고

너에게 맞는 곳을 찾아서 자꾸 옮기는 네가 이상한건가라며 고민한적이 있었잖아.

오늘 네가 쓴 글에게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지?

너의 모든 선택이 완벽한 선택이였다는걸...

넌 많은 곳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알고 세상을 알게 되었다는걸 말야.


그에비해 네가 부러워하는 15년째 같은 곳을

다니고 있는 나는 또 나만의 성격에 맞게

선택하고 있는거겠지?

많은 단점들이 있지만, 하나의 장점이라도 있다면

그건 좋은 선택인것 같어.


아...아까 하던 얘기.

그래서 나랑 이름이 같은 사람과 나이 많은 언니.

그리고 여러명의 여직원들이 이 건물안에 있지만

다가가고 싶어도 방법을 알지 못한채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혼자 노는 법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탓에 지금이 편하긴 해. 가끔 외로워도.


그들을 생각하면서 너를 떠올렸어.

아마도 너와 내가 친구가 되고 20년의 시간을

함께할수 있었던것은 역시 너의 오지랖 덕분이였어

내가 너와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뒷걸음 칠때

빠른걸음으로 뒤로가서 날 앞으로 밀어주고

내 표정변화에 민감하게 안부를 물어주고

그랬던 네 덕분에 지금의 내가 많이 외롭지는 않아.


어제도 네 덕분이였을까?

너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툭툭 털어버린 감정들

덕분일까?

어머니의 잔소리와 투정이 힘들지않았어.

아...지창욱 덕분도 있을까?

창욱이가 드라마 새로 시작했다.

의리상 너도 봐주라.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은 편안했으면 좋겠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