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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ug 11. 2022

오늘은 편안했으면 좋겠어

우리도 그녀들처럼

정말 위쪽 지역은 비가 상상도 못 할 만큼 내린 것 같아 

그런 거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비도 눈도 오지 않는 도시라 이럴 땐 참 좋은 곳에서 살고 있구나 싶어


내가 사회생활을  길게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 조직에 속해 있다 보니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 오면서 느끼는 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거였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배운건 아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이렇게 대해야 하고 저런 유형의 사람들은 저렇게 대해야 하는구나라고 배운 거였어.


어쩌면 너희 어머니도 네가 차라리 무슨 대꾸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반응 없이 웃기만 하는 거' 상대방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아닐까? 

넌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안 하는 것이 이 집안의 평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아무 대꾸 없이 듣고만 있는 네가 더 무서울 수도 있지 않을까?

거기다 어머님이 몸도 안 좋고 당신 자식들 당신이 없으면 밥도 못 먹고 사는 거 아닌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한 거 아닌가 싶어. 

네가 또 대꾸하면 어머니는 또 대꾸한다고 그러시겠지

그래도 난 대꾸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예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이들을 야단칠 때 계속 잔소리하는데 아이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고 

반응이 없을 때 더 화가 난다 그 화나는 이유가 '아 엄마 또 잔소리 하네 '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을 안 듣는 것 같아.

너의 반응 없는 행동이 어머니 입장에서 당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큰 거 아닐까?

그러니 너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욕이고 물건 집어던지고 그래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난 너의 속마음을 어머님께 좀 보여줬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 하니 처음 너를 만났을 때 생각나네

너를 회사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이제껏 내가 만났던 내 또래의 친구들이랑은 다른 걸 느꼈고 난 너랑 이렇게 

연락하고 지낼 거라 생각을 못했어.

왜냐고? 넌 너의 속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었고, 난 나의 속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는데 언제나 널 보면 

알 수 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오지랖 때문이지 너는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어.

어머니께도 네가 힘든 거 짊어지고 있는 거 솔직히 이야기하면 어때? 

한번 생각해봐 솔직하게 너의 심정을 어머님께 이야기 한 적이 있는지..

이것도 내 오지랖이다. 이렇게 쓰면서 또 드는 생각은 내 엄마도 아니고 내 남편이랑 결혼해서 살다 보니

가족이 된 건데 뭐하러 싶기도 하다마는 그래도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않기 위해서 조금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야


나 봐라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책에서 말하는 대로 '그랬구나 그래서 많이 속상했구나' 하고 

이야기해줘야 하는데 난 또 누군가를 내 생각대로 가르치려 하고 있어 이것도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이야


그리고 난 네가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너무 좋아. 너도 한 명쯤 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 그래서 난 괜찮다는 말이야

오늘 밤은 편안히 지낼 수 있는 밤이었으면 좋겠다


이제 저녁에 나가면 바람이 조금은 시원해지고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하더라 

그렇게 뜨겁던 여름도 지나가고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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