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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신 신고싶어요

시골패션의 완성은 고무장화


폐교의 겨울은 너무나 추웠어요.

수도가 얼어 물이 나오지않거나,

얇은 헉교건물벽에 결로가 생겨 전기가 나가버린다거나,

아… 그렇지만 봄이와서 꽃이 피니 기억이 가물거려요. 마냥 아름다워 바라보는 봄이에요.

겨울엔 일단 춥지않으려고 뭐든 껴입었어요. 전 얼죽코(얼어죽어도 패딩은 입지않는 코트파)였지만 패딩은 정말 따뜻하더군요.


봄이오니 원래 제가 멋쟁이거든요. 예쁜 옷도 생각나고 우리가 자연염색하고 짓는 옷만 입겠다며 겨울 생각 잊어버린 말을 하고있어요.


오로라슈즈 며칠 잘 신고 다녔어요.

이제 못 신게되었지만요.

왜냐면, 오늘 올해의 첫 뱀꼬리를 목격했기때문이에요. 당장 고무장화로 갈아신었어요.

학교 운동장은 자연염색으로 물들인 천을 넓게 펴서 말리는 우리의 밭이에요. 여기에 온 2003년 이후로 농약이나 제초제를 단 한번도 하지않았기에 생물다양성이 지켜지고 있어요. 그 의미는 뱀이 먹을 것이 참 많다는 말이어요. 누룩뱀부터 까치살모사까지 맹독을 지닌 독사만 서너종류가 살아요.


독사가 다리를 무는 위치까지 올라오는 고무장화를 여름에도 신고다녀야해요. 외국산 예쁜 고무장화는 무거워서 오일장 고무장화가 데일리로는 최고입니다.


오늘의 웃긴 모습으로 누군가 웃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뱀조심하세요.




< 언제였더라. 엄마의 일을 이어받는 이야기를 하다 그만 글이 멈춰버렸었어요.

어떻게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지모르다가 오늘 나를 푸히 웃게만든 이야기를 전하고싶어졌어요. 연재 약속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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