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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은 거부할게요

by 초코 인사이트 Feb 23. 2024

평범함이라는 단어에는 '안주', '포기'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한숨 섞인 담배 연기와 소주 한 잔 같은 의미라고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서야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도 얼마나 힘든 것인지 깨달았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는 나는 특별해야 했고 평범하면 안되는 규칙같은 것이 항상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나를 '사업'의 세계로 초대했고 창업을 통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평범함을 거부하는 내가 사업이라는 목표와 큰 꿈을 꾸게 된 것은 아마 초등학교 시절부터였던 것 같다. 인터넷이 가정용 PC에 보편화되기 전이니 컴퓨터나 모바일 보다는 TV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때 였다. 이런 시기에 우연히 나를 사로잡았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매주 일요일밤 10시가 넘어서 TV에서 진행했던 '성공시대'라는 프로그램이다. 그 당시에는 TV 채널에 대한 선택권이 부모님께 있었기에 내가 원해서 본 것은 아니었고 부모님이 보시던 프로그램이니 함께 시청하게 된 케이스이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던 일요일 '디즈니 만화동산' 이라는 어린이를 위한 TV프로그램의 애청자이기도 했었던 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미래에 대해 큰 걱정 없는 순진한 초등학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순진한 마음 한 구석에는 굳게 자리잡은 관념이 있었다. 그것은 '남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 라는 사고였다. 어디서,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추측하건데 부모님께서 무의식적으로 하셨던 말씀들을 통해 '평범한 삶은 좋지 못하다' 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힌 것 같다. 평범한 삶이란 여자라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양육하며 자신의 가정에 헌신하는 삶, 남자라면 평생 회사를 다니며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받고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은퇴 전까지 피고용자로 사는 삶,으로 정의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의한 이 평범한 삶도 쉽지않고 (어떤 삶도 쉬운삶은 없다) 멋진 삶이라 생각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나는 그 당시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코스를 거부하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원했다. 여자여도 가정에만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헌신해서 한 회사를 일궈내고 싶었고, 사직서를 품고 억지로 회사를 다니는 인생이 아닌 내가 회사를 만들어 일을 너무 사랑하는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한 나에게 우연히 찾아온 '성공시대'  TV 프로그램은 어떻게 살아가면 될지에 대해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존재였다. 성공시대 프로그램은 기업인이나 각계각층의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인 인터뷰와 재연극으로 담아내었다. 아무래도 어린 나이다보니 성공한 사람들의 난관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잘 와닿지 않았지만 그들이 끝내 성공한 이야기는 어린 학생이 보아도 너무나 가슴벅찬 장면들로 가득했다.


성공시대 프로그램 공식 배너 (출처:나무위키)성공시대 프로그램 공식 배너 (출처:나무위키)


성공시대에 나온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을 하고 오롯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일반 직장인처럼 가슴에 사직서가 품고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품고 일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내가 원했던 그 모습들이다. 꿈 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저렇게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명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왔던 것 같다. 


내 안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평범함을 거부' 하는 사고는 삶의 가치관이기도해서 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곤 했다.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공부 잘하는 학생이 되는 것이 평범해지는 길이라 생각했기에, 우등생이 되는 것에서도 저항감이 있었다. 그래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고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했지만 이것으로 칭찬받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언젠가 이 구식 스타일의 학교와 교육자들도 꼭 사업으로 개혁해보겠다고 매일을 다짐했다. 개혁을 위해서는 먼저 적을 알고 지식과 지혜가 있어야 함을 알았기에 공부는 열심히 할 이유가 충분했고 다행이도 공부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공부는 사업을 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믿기도 했다. 


이렇게 평범함을 거부했던 한 아이는 '성공시대' 프로그램을 보며 기업가의 꿈을 키워 나갔고 숨막혔던 초,중,고등학교생활을 힘들게 졸업한 후, 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그 꿈을 펼쳐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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