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시
너가 들려주는 시 한편이 투박한 원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보석 같은 시였으면 해
너가 들려주는 시 한편이 그 계절에만 먹을수 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 푸성귀 그리고 그것들로 만들어지는 가지런하고 소박한 음식들 처럼 먹고 나면 마음까지 배부른 그런 시였으면 해
아무것도 넣치 않아도 맛있는, 엄마의 손맛만 들어간 수수한 된장찌게 처럼
복작복작 자글자글 따닥따닥 지지고 볶고 무치고 데우는 엄마의 부엌에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소리처럼
허한 가슴을 채우고도 남을 넉넉한 기운과 아늑함이 공존하는, 오래된것들을 생각나게 해주는 그런 시였으면 해
읽고 있으면 시어 속으로 풍경 처럼 들어가 바람의 향기를 맡을수 있는 시였으면 해
너가 들려주는 시한편이 누군가에게 이런 모든것들을 선물처럼 안겨주었으면 해
그리고 그렇게 시한편을 읽고 난후 행복해 졌으면 해
너의 시한편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