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보약 글쓰기
몸에 좋은 보약 글쓰기
쓰기가 만들어 준것들
드라마 대사로 작가들이 자주 쓰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들은 대개의 경우 재래시장에서나, 마늘밭에서나, 사랑방에서 삶이 일구어지는 장소에서 나누는 대화들이다. 살아있는 활어처럼 퍼덕이는 언어는 살아 사람 마음을 동하게 한다. 그런 말들이어야 마음을 헤집을 수 있기에 말은 글로 담을 수 없는 것들을 종종 담아낸다. 이웃집 할머니들이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 속에는 시 한 편과 소설 몇 편이 녹아 있다.
마실온 동네 아주머니들이 나누던 이야기 안에는 온 동네의 야사와 서사가 숨어있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어디에서든 이야기는 피어나고 그것을 나누고 옮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회성 때문에 역사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일상이 툭툭 묻어나는 글 속엔 글이 아닌 말이 있다. 쓰여졌다기보다는 자수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가지런히 놓인 풍경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일까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귀가 열려 있다. 주변 모든 소리를 주어 담는다.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사물들을 관찰하고 바라본다.
평범한 일상이 선사하는 소중한 순간들을 찾아낼 줄 안다. 그건 대수록 지 않은 것들로 채워진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한 건 글을 쓰기 전에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내 주변을 채우고 있음을 알아간다.
시간의 흐름
나뭇잎의 흔들림
고양이가 차지해 버린 겨울 햇볕 잘 드는 장소
알 수 없는 불안이 정량화되어 엷어져 감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된다. 글쓰기는 불안 희석제 이거나 불안 제거제이다.
마음을 평화롭게 바라보게 해 준다.
내일은 그리 두렵지 않다고
아이들은 스스로 잘 클 거라고
회사 매출은 좋아질 거라고
글쓰기는 있는 그대로 나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대로도 괜찮다고 토닥여준다. 이미 불안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다. 해리포터의 디멘터들처럼 불안은 사람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간다.
그 불안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려면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해야 한다.
"마음 붙일 곳 "
순식간에 생겼다가 없어지는 그 형태 없는 것들로 사람들은 행복해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책을 읽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있다.
마치 낚시찌를 채갈 때 착~악 하며 온몸으로 전해지는 낚싯대를 수심으로 잡아당기는 물고기의 살고자 하는 힘과 그 힘을 제압해 잡으려는 낚시꾼이 얇은 줄에서 전해지는 잡고 잡히는 생과 사 그 쾌감, 그 쾌감을 잊을 수가 없어 낚시꾼들은 낚싯대를 던진다. 책을 읽다 보면 낚싯대가 채가듯 쫘악 하며 나를 잡아당기는 경우가 있는데 책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인 것이다. 그 순간엔 단어와 문맥과 서사가 후루룩 후루룩 튀어 오른다.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체온도 상승한다. 내가 그 안에 있는 듯 3D 체험을 하듯 생생하게
살아난다. 시간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덩어리 져 옮겨진다.
몰입의 순간이다.
수만 개의 뉴런은 전자파를 만들어 낸다. 행복 시그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테니스 공이 라켓 한가운데를 맞을 때 라켓을 쥔 손등으로 전해지는 그 묘한 짜릿함, 골프공이 클럽페이스 중앙을 맞고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갈 때 그때 온몸으로 스며드는 쾌감
아마도 책이 더 할 것이다.
다른 어떤 것들이 만들어 주는 행복에 감히 비교가 안될 것이다.
오늘도 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쓰고 싶을 때 글쓰기를 한다.
읽고 쓰고 생각하기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