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의 공원 산책길에
햇빛의 밀도가 변해 가는 삼월,
봄은 소리 없는 함성을 지르며 오고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작은 공원 안으로 봄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본질을 갖춘 아름다움 들은 이렇게 눈 부시다.
봄햇살의 온기를 밀어내려는 듯 바람은 짠내를 버리지 못했지만 주변은 온통 원색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때가 되면 피어나는 자연이 지닌 위대한 본능은 나를 미소 짓게 만들고 감사하게 만든다. 작은 공원 안 빨간색 미끄럼틀과 파란색 그네는 행복하게 봄빛을 맞고 있었다.
그 작은 공원 안으로 한 분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부축하고 들어오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고 있었다. 털모자와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할머니의 안색은 아파 보였다. 할아버지는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할머니를 한 손으로 허리를 두르고 한 손으론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두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대어 걷고 있는 두 분의 뒷모습이 봄볕만큼이나 따뜻해 보였다. 노부부는 무채색 겨울옷을 입고 있었지만 눈부신 원색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 날씨 좋아 따뜻하네"
"둘째네는 괜찮은 것 같아 걱정하지 말아 "
"다음주가 선거야 찍을 사람이 없어 "
할아버지 혼자 독백하듯 말을 하고 있었다. 노부부의 공원 산책길에 할아버지의 지저귀는 말소리가 노래하듯 퍼서 나갔다. 할머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노란색 의자에 앉은 노부부는 힘에 부친 듯 서로에 어깨에 기대 었다. 봄의 햇살이 그들 머리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뭐랄까 눈이 부시도록 멋진 풍경이였다.
아름다운 동행
두 분 곁에 하느님의 천사가 함께 해주시길 기도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