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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이 Jun 08. 2024

조카에게 쓰는 편지  


저는 오늘 제가 알고 지내는 한 소녀를 응원하고자 이 편지를 보냅니다. 그 소녀는 지금 고3 수험생입니다.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향해 자기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소녀입니다. 낭랑 18세라고 하던가요! 생각해 보면 그 나이는 보라색 라벤더 꽃처럼 마냥 향기롭기만 한 나이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온 주변을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자기가 얼마나 아름다움 지를 모르는 마냥 좋은 청춘들이죠.  우리 모두는 학창 시절을 그렇게 무덤덤하게 걸어왔죠. 모두들 그렇게 네모난 교실에 모여 네모난 책상 앞에 앉아 네모난 교과서를

보며 시간과 싸우며 공부를 했죠. 그러곤 둥그런 세상과 딱 맞닥뜨리게 되죠. 지금까지 배운 것과는 다르고 조금은 낯선 그런 세상을요.  저희 부부는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어요. 아기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난임이었던 저희는 쉽사리 아이가 들어서지 않더군요. 우리에게 채원이는 그 십 년 동안 물론 지금 까지도 제 몸 아파 낳아 기른 아이처럼 소중한 존재였어요. 첫아기여서였을까요! 채원이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건 저희  부부에겐 큰 행운이었어요. 작은 촛불이 칠흑 같은 어둠을 사라지게 하듯이 채원이는 주변을 밝게 빛내주었어요. 가끔은 그 나이 때 겪게 되는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고 아파했지만 결국 그 관계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알아가더군요.

채원이와 함께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뾰족하게 뻗은 머리카락으로 태어났었던 숱 많은 아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도 무서움을 몰랐던 아이, 몇 번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알파인 스키장을 휘젓고 다녔던 아이,  모차르트처럼 피아노 건반을 두드릴줄를 알았던 아이, 내가 씻겨주고 빗겨주고 입혀줬던 아이, 목젖이 보이게 크게 웃을 줄 아는 아이,  자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끼 많은 아이, 또 그것을 위해 시간을 쓸 줄 아는 아이,


 채원이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했어요.  자기 인생을 스스로 이끌고 만들어나가는 채원이를 보며 저는 늘 부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어찌 보면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했었던 나에게 언제나 가르침을 주었던 것 같아요. 학교 축제 때마다 공연을 이끌며 제대로 놀 줄 알았던 채원 이의 시간들이 보석처럼 빛나더군요.  찰나처럼 꺼져버리는  학창 시절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채원이의 시간들은 보석처럼 반짝일 때도 있었고 빨간 숯불처럼 열정을 뿜어낼 때도 있었어요 때론 자기를 알아가며 정체성으로 힘들어할 때도 있었고요. 그 모든 시간들은 채원이를 성장시켰고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속이 영글어 가는 거죠.  벼 알처럼요.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그 꿈을 향해 가진 에너지를 불태울 줄 아는 채원이가 이 힘든 시기를 무사히 그리고 기쁘게 그리고 그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서  당당히 결과를 바라볼 줄 아는 그런 멋진 아이로 우리 곁에 있어주기를 응원합니다.

채원이가 선택하는 모든 시간들이 채원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를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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