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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이 Aug 27. 2024

소피아 이야기

아는 사람 이야기

소피아 이야기


성당에서 만난 소피아에 대한 이야기다.


이 년 전 그날 성당에서 소피아를 처음 만났다.

소피아는 첫눈에 예쁘다는 인상을 준다. 거기엔 이국적인 외모도 한몫한다. 아마 젊어서도 시선을 끄는 여성이였임이 분명하다.


어깨선을 넘지 않는 까만 단발머리,

색조 화장보다는 기초화장 어쩌면 거의 화장을 안 할지도 모른다. 편해 보이는 베이지색 치마,

통풍과 활동성이 보장되어 있는, 그리고 심플함과 단아함도 곁들여 있다. 소재가 좋아 보이는 검은색 라운드 티셔츠 캐시미어나 나일론은 아니다. 척척 달라붙는 면은 더욱  아니다. 계절에 딱 알맞게 직조된 소재처럼 보인다. 모던한 블랙과 베이지색 투톤이 고급스럽다. 베이지색 치마 밑으로 흰색 스니커즈 단화가 보인다. 이탈리아 보헤미안풍의 자연미, 영국 아이비리그 단아함, 가끔은 플롯을 전공한 여대생처럼,




캔디처럼 동그랗고 커다란 눈동자, 깜박일 때마다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진한 쌍꺼풀, 눈꼬리가 약간은 쳐져 있다. 전체적으로 착해 보인다. 웃을 때마다 쏙 들어가는 보조개가 아름답다.  웃고 있을 때,  전체적인 표정이 더 근사해 보이게 해주는 보조개다. 왜 나는 저런 보조개가 없을까 그런 생각을 나게 하는,  세수할 때마다 물방울이 고여 있을 듯한 보조개가 두 볼에 있다. 까만 단발머리 갸름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화려하진 않은 작은 목걸이가 긴 목에서 반짝인다. 그래서인지 목선이 길어  보인다.

작지 않은 키에  팔다리가 길어서 멀리서도 눈에 띈다. 겉으로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냥 그 나이대로 보이길 원하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스스로에게 나름의 자신이 있는 듯하다. 옷차림은 아무렇게나 걸쳐 입어도 무난하면서도 멋스럽다는 인상을 준다.




소피아는 아내와 친하게 지내는 성당 자매님이다. 연배로만 본다면 십 년 터울이 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세대 차이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물론 상대방은 아닐 수 도 있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소피아에게 느끼는 감정은 편안함이다. 어쩌다 보니 아이들도 친해졌다. 아이들이 친해지다 보니 부모들도 두어 번 보게 되고, 어느덧 자주 모임을 가진다.


소피아는 분위기를 주도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든다. 가끔 부부 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기분 좋게 술이 넘어간다. 대화하는 법을 잘 아는 소피아는 상대방의 마음을 풀어낸다. 토닥 이기나 쓰다듬거나 경청하기도 한다. 남편과도 사이가 좋다. 남편이 던지는 익살 스런 말에 재치 있게 받아넘긴다. 소피아 가족과 같은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한 끼 식사는 한채 보약 보다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

나는 소피아를 알기 전 소피아를 혼수이불 브랜드나 불가리아 수도 정도로 알았다. 내가 아는 소피아중 단연 최고는 그날 성당에서 만난 소피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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