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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균형

책 읽기와 글쓰기 윤기 나는 삶

by 둥이

마음의 균형


살다 보면 세상에는 생각하는 데로 되는 것들도 있고, 생각하는 데로 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어쩌면 세상에는 마음먹은 데로 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세상에 자기 뜻데로 되는것들이 그리 많치 않다는걸 알아간다. 나이가 드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너무 많아서 공부나 운동 심지어 습관이나 책 읽기와 걷기와 같은 것에서 젓가락질과 분리수거까지,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까지 생각하는 데로 잘 되지 않을 것들이 있다.


살다 보면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게 자기 마음과 생각이란 걸 알게 된다. 그 둘의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생각이 먼저인지, 마음이 먼저인지, 생각과 마음은 구분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마음으로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으로 생각이 멈추지 않을 때가 있다. 어쩌면 그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느 날 나에게 불안하고 우울한 시간들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건 바람이 부는 것처럼, 이유가 없다.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어느 날 비가 내리듯, 단지 그것에 마음을 빼앗길 뿐이다.


생각은 생각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마음은 마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구름처럼 피오 오르는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볼 수만 있다면, 치닫고 흩어지는 생각의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틀 안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마음의 균형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사방으로 치닫는 생각과 마음은 자기가 원하는 데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책읽기과 글쓰기가 있다.


글쓰기,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이어가는 글쓰기는 굵은 밧줄로 칭칭 생각과 마음을 옭아맨다. 생각이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마음이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글쓰기는 천천히 만들어 준다. 마법의 지팡이가 따로 없다. 모세의 지팡이, 아니 해리포드의 지팡이, 알리딘의 요술램프 지니처럼,


생각으로 생각을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마음으로 마음을 다스리게 해 주었다. 정박, 거친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면 정박해야 한다. 마음과 생각을 휘감아둘 언어(글)를 만나야 된다.


번민을 내려놓고 알 수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글쓰기, 그것만 하게 없다.


시간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통제되어 간다. 내 안에 들끓던 번잡함이 단순해진다. 단단하고 깨지지 않는, 쉽게 상처받지 않는, 존재로 시간을 보낸다.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에 이것보다 좋은 게 있을까, 텅 빈 마음의 빈방에 어느새 무언가가 꽉 들어찬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나에게 글쓰기는 약이자 치유이다.

그래 그건 치유다. 그건 마음의 균형,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삶의 균형감,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시간들은 우리들을 살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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