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카우아이 별 빛 이야기
카우아이의 별빛은 아름다웠다.
<우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거대한 고독뿐이다.>
- 알베르 카뮈-
하와이의 북쪽섬 카우와 이의 별빛은 아름다웠다. 누군가 까만 하늘에 콕콕 박아놓키라도 한 것처럼, 또렷하게 보이는 별자리들, 숫자만 세워 보아도 보이는 북극칠성과 카시오페아 루페스 북극곰, 까만 하늘 위 화려하게 반짝인다. 마치 여의도 불꽃축제처럼, 환하게 반짝이는 별들이 아름다웠다.
이상한 일이지만 카우와 이 별빛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났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 때면, 지구밖, 그러니까 태양계를 벗어난, 캄캄한 우주가 연계되어 생각난다. 왜 우주가 생각나는지는 모르지만, 우주 그 어디엔가 우리가 그렇게도 믿는 죽음 그 이후의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을 것 같아서 인지도 모른다. 신이 사는 곳이 우주라고 하는 저곳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아마 유난히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 안에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 그 이후의 것들이 모여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죽음이 좋아서 일부러 생각하는 건 아니다. 생각이란
어느 날 아 생각을 해야지 정해놓고 생각하는 게 아니어서 의지와 상관없이 제 멋대로 찾아온다.
생각은 바람 같아서 잡히지 않는다. 그런 생각들 중에 유독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생각나는 게 죽음이다.
장인어른이 돌아 가신지 여섯 달이 지났다. 그동안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리고 이제 조금 더 지나면 다시 겨울이 온다. 한 해를 보냈다는 건 조금 더 죽음에 가까워졌다는 것, 몇 번의 계절이 오고 가는 것,
우주 저 어딘가에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 그 이후가 약속되어 있을까 알 수 없는 곳, 시간과 공간, 인간의 언어로 정립되어지지 않는 곳이 우주다.
하와이 북쪽섬 카우와 이, 해변가에 누워 밤하늘에 빼곡히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밤이 짙을수록 별은 더 빛이 난다. 카우와 이는 섬크기에 비해 거주하는 사람이 많지가 않다. 이층 건물도 거의 없다. 대부분 단층 주택, 이른 저녁이면 카우와 이 섬은 빛을 잃어버린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하늘의 별들이 더 눈부시게 반짝인다. 그때 난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 보는 저 별빛은 아마도 너희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출발한 빛일 거라고, 그래서 빛의 속도로 몇백 광년 혹은 그 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나 도착한 거라고, 말을 하면서도 난 칼세이건의 문자 그 너머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다. 카우와 이 하늘 위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은 모두 우주의 태양들이다. 생각을 하면서도 카뮈의 말처럼, 우주의 크기를 이해한다는 건, 고독한 일이다.
노자의 말처럼, 나라는 아주 작은 소우주에 천하라는 대우주가 담겨 있음을, 조금 알아간다. 그렇다고 그 말이 미적분처럼 딱 떨어지는 수치로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만약 그런 게 가능했다면 난 아인슈타인이 되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냥 막연한 거다. 그 가늠할 수 없는 크기와 도달할 수 없는 거리와 논리적으로 설명되어지지 않는 게, 나에겐 우주 그리고 죽음이다.
우주와 죽음은 사실 (Fact)과 존재(存在)로 늘 가까이 있지만, 그게 좀처럼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여하튼 카우와 이의 별빛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