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명 안토니오

이름 필명 법명 세례명 별명 불려지는 것들

by 둥이

세례명 안토니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작가에게는 필명들이 있다.


모든 작가들이 필명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신인작가들이나 혹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들도 세인들이 모르는 필명으로 책을 출간할 때가 있다. 언어가 글로 쓰이면 싫든 좋든 글은 글의 내용보다 먼저 향기를 낸다. 그걸 흔히 문체라고들 부른다. 어쩌면 어느 순간에는 필명마저 또 하나의 표석이 되어간다. 글보다 먼저 작가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들을 떠나서 생각해 보면 이런 논리는 더 극명해진다. 스님들에게는 법명이 있다. 이름보다는 법명으로 불리는 스님이 더 많다. 그중에는 글을 통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법정 스님도 있다. 법정 스님의 이름은 몰라도 그분의 법명만은 안다. 많은 대중들은 그분의 글과 그분의 법명을 담고 살아간다.



불교의 법명이 있다면 천주교 신앙에는 세례명이 있다. 세례명 역시 이름보다 세례명으로 불리고 세례명으로 기억되는 많은 신부님들이 있다. 물론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직책과 이름으로 더 기억되는 신부님도 계시지만, 얼마 전에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오롯이 세례명으로 기억되는 신부님들이 더 많다.



세례명 안토니오


난 작년 10월에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기 전날까지 세례를 받아도 되는 건지 고민했다.


언제부터인가 성당 지인분들은 날 안토니오 형제님이라고 부른다.



아마 좀 더 시간이 지난다면 이름보다 세례명으로 더 많이 불리고 기억될 것이다.



작가의 필명이나 스님들의 법명이나 신부님들의 세례명처럼, 불리는 호칭에 온전히 담기는 삶을 살아야 되건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세례명 안토니오


주말마다 성당에서 만나는 누군가는 나를 이렇게 부른다.


"안토니오 형제님"


두세번을 들어야 그게 나를 부르는 소리라는걸 알게 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