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분의 할머니
일층 현관 로비에서 사람들은 내리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사람씩 차분히 내리고 있었고 한분이 열림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출근시간이면 주민들이 몰리다보니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늘 혼잡 해었다. 나는 차를 세워둔 지하 주차장을 가기전에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일층에서 내렸다.
아파트 자동문 까지는 몇걸음 더 걸어가야 되는데 그 길이 좀처럼 뚤리지 못하고 사람들이 일렬로 천천히 밀려 걷고 있었다.
까치발로 앞을 올려다 보았다.
보행기에 두손을 얻으신 할머니가 천천히 걷고 있었다. 걷는 속도 보다 다소 느린 걸음이였다.
머리카락은 하얀 목련꽃이 핀것처럼 희였고 허리는 보행기를 간신히 붙들 정도로 굽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할머니의 속도에 맞추어 느리게 걸으며 뒤를 따라갔다. 현관 자동문 앞에 서자 뒤에 계신분이 손동작으로 휘휘 저어 문을 열어 주었다.
일층 자동 현관문이 아라비안 나이트의 알라딘의 문처럼 스스르 열리는 순간 할머니는 맞은편에 기다리고 계시는 할머니를 바라 보았다. 할머니는 굽었던 허리를 최대한 꼿꼿하게 세우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마치 오랫동안 보지 못한 동무를 만난듯 반가움을 숨기지 못했다. 맞은편 할머니는 키만한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고 있었다.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도 새하얀 머리카락에 목거리 처럼 걸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었다. 지팡이와 보행기가 만나는 순간이였다.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도 반갑게 손을 흔드셨다.
초등학생들이 등교길에 인사하듯, 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들이 손흔들듯, 반갑게 웃으며 손을 흔드시는 두분의 할머니들이 마치 십대 소녀 처럼 보였다.
뒤따라 오던 학생들과 출근하는 주민들도 지나가며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을 것이다.
베스트 프랜드 ᆢ
두분의 할머니는 손을 꼭잡았고 서로의 눈을 쳐다 보았다. 한손으로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쓰다듬었다. 서로에게 기댄 어깨가 든든해 보였다.
어깨를 의지한채 다정스럽게 걸어가는 뒷모습에 후광이 비쳤다.
지팡이와 보행기의 닲은 뒷모습 ᆢ
두분의 할머니들은 베스트프랜드 였다.
나이들어 저 두분처럼 아름답게 늙어 갈수 있기를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