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순수한 상태에 머무를 때.
무언가 나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은 무엇인지
그렇게 계산하고 분석하는 일상의 순간.
어떤 사건을 마주할 때나, 그냥 마음에서부터 올라오는
생각의 송곳에 찔려 아파하는 감정의 폭풍에 매몰되는 마음.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나의 본능적 욕구에
온 정신과 마음을 가둬두고 감각에만 몰두하는 망각의 찰나.
우린 보통 이러한 세 가지 상태에서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이성과 감정 그리고 본능적 욕구의 상황 속에서
들락날락을 반복하며 보내는 그 일상은
사실 무언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삶의 진정한 모습과는
무척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성과 감정이 말로 다 하기 힘들 만큼 풍부해지면서도
나의 존재가 매몰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찬연하게 빛나는 순간.
일상에서 이런 순간이 가득 채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그 순간에 깨달음이나 영감의 실마리가 주어지고
그 흔적을 따라 사고의 숲을 거닐다 보면, 성장이라는 이름의
귀한 보석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정말 순수한 존재 그 자체와의 만남.
그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그 존재의 주파수와 동화시킨다.
평소의 내가 뿜어내는 기운과는 다른
말 그대로 오롯하게 존재 자체로 남아서 존재하는 것들.
자연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이 대개 그러하다.
온갖 초목이 가득한 산과
아무것도 아닌데 너무나 기쁘게 웃는 아기의 웃음소리.
더운 여름날 문득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감촉과
궂은 하늘의 표정 아래로 쏟아지는 짙은 폭우와 탐스러운 눈송이.
그 모든 것은 형태와 소리와 온도를 지니면서
나의 모든 감각으로 인식하고 영혼에 깊은 떨림을 준다.
곧바로 동화되는 존재와의 일치감.
그것은 때론 빛과 어둠처럼 경탄과 비애감을 함께 동반하지만
내가 가진 무언가가 곧 나인 것처럼 삶을 살다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언어로 다 표현이 불가능한 그 감정을 우린 경탄, 경외, 벅참이라는
순박한 몇 마디 단어로 드러내는 것이 고작이다.
매몰되어 있던 거짓된 나에 속아서 허우적거리다가
이런 순간을 맞이하여 잠시 분리감을 느끼는 일.
다른 순수한 존재와 공명하며 잠시 영혼이 나의 육체 안에서
큰 감탄사를 외치게 되는 바로 그 순간.
우린 거꾸로 나의 존재 그 자체를 깊이 느끼게 된다.
외부에서 바라본 나라는 존재의 모습.
약간은 비루하고 안쓰럽고 고약하기도 했던 삶의 여정을
터덜터덜 걸어왔던 나의 존재.
마음에 가득 차오르는 놓아버림과 자각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나를 안아주게 된다.
이러한 영적 민감성이 다시 일상에서 살아나는 순간.
나의 영혼을 울렸던 존재들에 대한 막연한 소중함을 너머
우린 신과 영혼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양치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하는 기도를 넘어서
진정 창조주의 위대함과 감사함을 깨닫게 되고
명상을 통해서 내 영혼이 안락하게 머물고 있는지 방문해보기도 한다.
영성은 그렇게 키워지고 나의 영육은 다시 정화되는
은혜와 감사의 순간에 잠시 쉼을 얻게 된다.
우린 그런 존재였다.
순수와의 조우 앞에서 한없이 겸허해질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돈을 벌고 가족을 부양하고 일상의 수많은 순간 속을
마치 포화를 뚫고 기어가는 병사처럼 살았던 우리.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거짓된 나에게 매몰되어 있었기에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진 허상이었음을...
자각과 동경을 넘어 경외와 감사에 이르는 순간.
우린 진정한 나를 그렇게 조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