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by 허아른

4월 1일이다.

왜 휴일이 아닌 걸까? 만우절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 세상 모든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날, 뭐가 좋다고 그렇게들 신나 하는지 모르겠다. 거짓말이 넘치는 날이 뭐가 좋다고. 모르겠다.

중학교 때 그 일이 없었더라면 나도 만우절을 좋아했을까? 최소한 그 당시에는 좋아했던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중학교 시절, 우리 반 아이들은 대체로 사이가 좋았고 단합도 잘되는 편이었다. 그래서 만우절 장난도 그럴싸하게 해낼 수 있었다. 물론 별거 아닌 장난이었다. 그냥 흔히 하듯이 교실을 바꾸거나 책상을 바꿔 앉거나 해서 선생님을 놀리는 그런 뻔한 장난. 그래, 그런 장난이었다.

정확히 어떻게 했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반에는 책상이 24개 있었다. 학생 수는 23명이었기 때문에 책상이 하나 남았다. 하지만 만우절 날, 우리는 책상을 전부 채우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우리 반에는 학생이 24명 앉아 있었다.

교실로 들어선 선생님은 빈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그냥 태연하게 조례를 진행할 뿐이었다. 아예 무시하기로 한 걸까, 아니면 이번엔 선생님 쪽에서 장난을 치려는 걸까. 참다못한 아이 하나가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선생님! 사람이 한 명 많아요!"

그러자 선생님은 물끄러미 그 아이를 보다가 대답했다.

"누구 말이니?"

아이들은 웅성거리며 서로를 보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한 명 더 많은 아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분명 우리 반 학생이 아닌 아이가 하나 있을 텐데, 아무리 모두의 얼굴을 확인해 보아도 분명 모두 우리 반 아이가 맞았다.

만우절이 지나고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우리는 우리 반이 아닌 아이를 찾아내지 못한 채 다음 학년으로 진학했다. 그때 이후로 만우절이라는 건 반갑지 않은, 오히려 꺼림칙한 이벤트였다. 만우절에는 나가고 싶지 않다. 특히 교실에는 가고 싶지 않다. 대체, 난 대체 무슨 생각으로 교사 같은 게 되어버린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 문을 열었다.

우리 반에는 책상이 24개 있다. 학생도 24명이다. 하지만 오늘은 자리 하나가 비어 있다. 만우절이니까. 그래, 역시 그렇구나. 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알아차린 척하지 않고 교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빈자리를 물끄러미 보았다.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생님!"

나는 못 들은 척했다.

"선생님!"

대답하지 않았다.

"선생님! 왜 교복을 입고 있어요?"

나는 못 들은 체하고, 그 빈자리에 앉았다.

토요일 연재
이전 26화꼬리 뺏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