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목수 이야기

첫 현장, 끝

by 신혁


골조를 마감하고 대전역까지 얻어탄 차안에서 선배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것도 기술이랍시고 안가르쳐주려하는 성질 나쁜 사람이랑 상종하지마. 너가 할줄 알아야 우리도 편해, 집도 잘 지어지고.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봐. 안가르쳐주는 사람이 이상한 놈이야.' 나는 감시 당하는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관리자와 임원들, 그리고 우리를 감시하는게 일인 cctv속 직원. 이곳에서 나에게 시선이 모일땐 단 한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쓰는 공구의 소리가 이상하거나 지붕을 올라탈때. 작업 끄트머리즈음 합류한 초보입문자인 나에게 이들이 감정을 내비쳤던적은 불안해보였을때 뿐이다. 내가 미끄러지게끔 걷고 있거나, 요령없이 각재를 짊어질 때. 간단한 시공과 뒷정리만을 남겨둔 전날 신환회겸 송별회라며 저녁자리서 술잔을 나누었다. 다음 현장 기약이 없다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각 잔에 함께 담았다. 사십대의 선배가 농담조로 아이 학원비를 각주 삼아 어려움을 토했다. 희한하게도 이런 말들은 술잔을 들게끔하는 힘이된다. 그 선배에겐 짐과 힘이 같은 곳에 쓰이는 말인가 싶다. 엉망으로 당구 한 게임 끝내고 돌아온 숙소서 같은 방 팀장님은 이래저래 전화를 돌린다. 술 마시고 하는 일은 다를게 없나보다. 나도 친구놈들에게 문자 몇 통 보내며 외로움을 달랜다. 부산역서 보리밥 한 그릇 먹고 빨랫감 가득한 가방 구석에 밀어둔 채 오랜만인 내 방 매트리스서 눈을 감는다. 어디서 온것인지 공허함과 약간의 기대가 곁에 같이 뉘었다. 피곤함에 잠이 들어도 꿈속서 바쁠 밤이 될성싶다. 여느 시절 처럼 이또한 바래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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