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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 한바구니 Jun 08. 2023

앤드류 가필드의 거짓말쟁이 친구

친구라는 희망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배우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에게는 그레그 밀(Greg Miele)이라고 하는 친한 친구가 있다. 그는 잘 나가는 마사지 치료사이며 미국 이스트 코스트에 사는 유명 인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의 창시자 겸 배우인 린 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린은 자신의 새로운 작품의 주연으로 앤드류를 고려 중이었다.      

문제는 앤드류의 가창력. 그의 가창력이 궁금했던 린은 그의 절친인 그레그에게 앤드류의 노래 실력에 대해 물어보았고, 그레그는 망설임 없이 '엄청난 실력자'라고 대답했다. 사실 그레그는 앤드류의 노래 실력을 확인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사건 이후로 앤드류는 조나던 라슨(Jonathan Larson)의 뮤지컬인 《틱, 틱... 붐!(Tick, Tick... Boom!)》의 영화판 작품에서 조나던 라슨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이후 2021년 '골든 글로브' 상의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남우주연상 수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앤드류 가필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모두 우리를 위해 거짓말을 해 줄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하다. 바로 내 친구 그레그 밀의 거짓말로 인해 나는 오스카상의 후보에 오를 수 있었고, 내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We all need friends who can lie for us, so it's Greg Miele's lies that has led to this Oscar nomination, which is kind of an amazing thing I think."     


스파이더맨 / 출처 : Unsplash




힘들 때의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우리 어릴 적 교과서에는,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 찾아다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 한 남자가 자신의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쫓겨 다니는 범죄자 역할'을 하며, 자신의 친구들의 집을 모두 방문해 보았다. 하지만 친구라고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문전 박대하였는데 오직 한 친구만이 자신을 집으로 들이고 숨겨 주었다. 사내는 기쁜 나머지 등에 메고 있던 자칭 '시체'라고 말했던 주머니를 열어 그 안에 있던 고기를 잡아 자신을 숨겨 준 친구와 즐거운 만찬을 즐겼다고 한다. 아마 그 친구는 실제로 관가에서 이 친구를 잡아가기 위해 친구의 행방을 물었어도 친구를 위해 기꺼이 거짓말을 해 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를 위해 거짓말을 해 줄 수 있는 친구가 한 명쯤은 필요한 것 같다. 아니, 힘든 친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진짜 친구가 필요하다. 


실제로 나는 젊은 시절 한 친구로부터 '어머니 병원치료비를 위해 돈을 빌려줄 것'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 친구는 '내가 거절하면 다른 친구에게 부탁할 것이며,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당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무런 조건 없이 그 친구 계좌로 원하는 액수의 돈을 보내주었다.  

    

그 후로 이 친구는 나에게 다른 방법으로 조금씩 돈을 갚아 주었고, 오히려 내가 빌려주었던 돈보다 더 많은 양으로 되돌려 주었던 것 같다. 지금은 비록 멀리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당신은 이런 친구가 있는가?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셋만 있으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였다. 언제나 마음의 고향과 같은 '친구'라는 단어. 오늘따라 더욱 그리워진다.    

  

내일 그 녀석에게 불시에 전화해서 나 좀 숨겨달라 해볼까? 아니면 돈 좀 빌려달라 해보면 어떨까?     

그 녀석의 반응이 몹시도 궁금해지는 날이다.      


옛날 옛적에 /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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