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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 한바구니 Jun 28. 2023

무서운 꿈, 이상한 꿈

성장에 대한 이야기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겪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와이프가 해 준 이야기이다.

어느 날 아침,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딸아이가 울면서 뛰쳐나왔다고 한다. 엄마가 쳐다보니 아이가 갑자기 인상을 쓰면서 엄마에게 달려들더니 "엄마, 미워!" 하면서 엄마를 마구 때리더란다. 황당한 엄마는 일단 몇 대 맞아주고 아이를 안아준 후 아이에게 물었다고 한다.


"XX아(욕 아님), 갑자기 왜 엄마를 때렸어?"

"엄마가 꿈에 나를 때렸잖아!"

"... "


꿈에서 엄마에게 맞은 복수를 현실에서 하던 딸. 엄마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더욱 황당했다고 한다. 딸에게는 나름 무서운 악몽이었던 듯하다. 엄마도 그 경험이 재미있었던 지 최근에 가족이 다 모였을 때 그 이야기를 했고 딸을 포함해서 우린 모두 한바탕 웃었다.


© 5311692, 출처 Pixabay




아기시절 나에게도 악몽에 대한 기억이 있다. 다른 기억들은 대부분 잊혔지만 이 악몽은 한동안 오래 지속되었기에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다. 나의 악몽의 대상은 오뚝이였다. 꿈속에서 오뚝이는 무척 귀엽고 작았다. 그래서 내가 오뚝이에게 다가가 잡으려고 하면 갑자기 오뚝이는 집채만큼 커져 버렸다. 딱 그 순간에 나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깼고, 엄마는 그런 나를 들어 올려 꼭 안아서 재워주곤 하셨다. 아버지는 그때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시며, "에휴, 또 그러네" 하셨던 것 같다. 이런 악몽은 한 동안 계속 꾸었고, 오뚝이는 그때마다 똑같은 크기로 커지면서 나를 노려봤고 나는 매번 같은 장면에서 깨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같은 꿈을 꾸었다. 나는 똑같이 귀여운 오뚝이를 보고 본능적으로 오뚝이를 만지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뚝이는 쑤욱 커졌다. 그런데! 그날따라 오뚝이가 무섭게 보이지 않았다. 오뚝이는 그냥 오뚝이로 인식이 되었고 나는 놀라지 않고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자 오뚝이는 원래대로 작아졌고 조금 있다 사라졌다. 그날 밤 이후 나는 이 오뚝이 악몽을 다시는 꾸지 않았다. 그리고는 인식했다. 내가 커졌다는 것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된 이후에도 내가 원치 않는 악몽을 꿀 때가 있다. 아이 시절에는 이 악몽이 너무나도 끔찍하고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기억을 선사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악몽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성장해 있다. 결국 악몽은 현실에서 우리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못한다. 오히려 어떤 악몽은 길몽으로 해석이 되어 부와 성공에 관한 즐거운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한다. 


한 편, 성장과 관계된 꿈을 꾸기도 한다. 성장기 아이들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다고 한다.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이유 없이 높은 곳에서 서 있던 나는 갑자기 아래로 떨어졌고, 나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꿈에서 깼다. 주위에 물어보니 키 크는 꿈이라 했다. 아쉽게도 그런 꿈을 자주 꾸지 못했다. 그래서 키가 덜 자랐다 싶다. 


남자아이들만 경험하게 되는 성장기 꿈이 있다. 사춘기 시절 남자아이들의 80% 이상이 꾸게 되는 꿈이다. 조금 므흣한 이야기 이긴 하지만 꿈은 꿈이니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던 시절에 나는 사춘기를 겪었던 것 같다. 그즈음 어느 날부터 나도 동일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꿈속에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섹시한 여성이 등장한다. 

꿈속에서 나는 반듯이 누워있고, 얼굴을 알 수 없는 그녀는 자연스레 내 위로 올라탄다. 그리고는 꼬꼬마 머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이윽고 나는 참지 못하고 '윽' 소리와 함께 밤꽃향의 귀빈들을 사정사정해서 내보낸다. 


임무를 완수한 그녀는 홀연히 사라지고 나는 속옷이 젖은 채로 꿈에서 깬다.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나는 가족이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속옷을 갈아입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눕는다. 그리고 다음날 밤, 피곤한 몸에도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린다. 여지없이 그녀는 다시 나를 찾아오고, 우리는 또 한 번 도자기를 빚기 시작하는데...


"Oh~ my love~ my darling... I'm hunger for your touch... (사랑과 영혼 Ost)"





나만 경험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춘기를 겪고 있던 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이런 경험을 겪었다고 했다. 우리는 신기해서 서로에게 중요한 내용을 물어봤다. '꿈속 그녀의 얼굴 본 사람?'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한다. 도대체 그녀는 누구인가? 왜 내 허락도 없니 내 꿈속으로 들어와 말없이 도자기만 굽고 갔을까?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양 청소년도 사춘기 때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 경험을 하게 되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장했다고 본다. 그래서일까? 서양에서는 꿈속에서 나타나는 여인을 성장기 남자아이들의 경험을 돕는 여신 혹은 악마(서큐버스)로 표현한다. 유럽 신화 속에서는 '리리무'라는 여신이 남자의 꿈속에 나타나서 남자를 성적으로 깨우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꿈을 꾸지만, 그중에 무서운 꿈도 있고, 즐거운 꿈도 있지만 이상한 꿈도 있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 현실 속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 할 것이다. 꿈의 기원은 과학적으로도 추측만 할 뿐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저 하나만 알면 되겠다. 

꿈과 현실은 다르다. 그러니 꿈 깨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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