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더라도, 솔직한 게 최고의 예의야

by 따뜻한 말 한마디

2012년 봄, 나는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군대와 공대를 거치며 연애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지인의 소개로 다가온 사람은 참 착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

친구들 말대로라면, 내가 오히려 감사해야 할 정도였다.


연애의 시작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처음 해보는 데이트, 알콩달콩한 카톡,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하는 기분.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만을 바라보라는 요구, 끊임없는 확인과 압박은 점차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해는 내게 중요한 시기였다.
취업을 앞두고 인턴 지원과 자소서 작성에 온 힘을 쏟아야 했다.
기업마다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글을 다듬는 일은 하루 몇 시간을 들여도 부족했다.
연애와 취업, 두 가지를 동시에 감당하기엔 내 시간도, 마음도 버거웠다.


결국 어느 날, 데이트 자리에서 그 질문이 나왔다.
“오빠는 취업이 중요해? 내가 더 중요하지 않아?”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는 당당히 서기 위해, 나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반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었다.
긴 침묵 끝에 나는 겨우 답했다.


“너는 소중해. 하지만 내 인생을 위해 나는 취업을 해야 해.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 관계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 답을 들은 그 친구는 결국 등을 돌렸다.
그렇게 나의 첫 연애는 끝이 났다.


돌아보면 미숙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 배운 건 분명하다.
연인은 서로의 몰두와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협이 불가능하다면, 아프더라도 솔직해지는 게 결국 최고의 예의라는 것.

그렇게, 나의 연애 일대기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