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비매너다

by 따뜻한 말 한마디

짧은 첫 연애가 끝난 뒤, 나는 취업 준비에만 몰두했다.
졸업과 동시에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고, 처음으로 돈을 벌며 사회인이 되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취업의 의미는 내게 남달랐다.
힘들었던 성장기를 지나 직접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 귀여운 모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취업을 하고 나니 소개팅이 이어졌다.
친구들도 하나둘 소개팅을 하고 연애를 시작했다.
나 역시 지인의 소개로 한 사람을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몇 번의 만남 끝에 사귀게 되었다.


주말이면 그 사람을 만나고, 평일에는 퇴근 후 매일 전화를 하는,
전형적인 닭살 커플이었다.
주중에는 애가 타다가, 주말에 만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었다.
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적중한다.
그 사람은 결국 이별을 고했다.


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단순했다.
주말에만 만나는 것에 지쳤고, 주중에 곁에 있던 선배에게 끌린다는 말.
나와 함께한 이유는 사랑이 아니라 외로움 때문이었다.


그 순간, 그 사람을 만나러 신나게 내려오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단 하루 만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이었다.


나는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
그 외로움은 내가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알겠다”는 말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주변에도 이런 경우가 많다.
혼자가 외로워서, 그 공허함을 채우고 싶어서,
사실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관계를 시작하는 사람들.


그 만남을 통해 나는 다짐했다.
외로움은 내 몫으로 감당하겠다고.
나 혼자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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