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버티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정신 질환을 앓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 연재의 처음 부분에서 정신 질환자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과 보통 사람이 보는 시각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한 적이 있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내 중심의 이야기로 다른 환자들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한다. 우선 이 연재에서 다뤄지는 질환은 공황장애, 우울증, ADHD, 적응장애이다.
공황장애
재작년에 발병하여 나를 아직까지 힘들게 하는 질환이다. 우선 나에게 공황장애는 두려움, 공포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공황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정말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오는 공황 증상은 나에게는 공포 그 자체이다. 운전을 하다가, 식사를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도 오는 것이 공황 증상이었다. 우선 공황 증상이 오면 나의 경우 내 온몸이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호흡 곤란이 찾아오면서 탈진하듯 몸에 힘이 빠져버린다. 특히 비행기나 버스, 지하철 등 내가 이동 중인 상황에서, 내가 안정적으로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에서는 그 공포감이 최대에 치닿는다. 내가 분명 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금방 증상이 사그라들 것을 알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질식사를 하는 순간에 사망자들이 느끼는 공포가 이런 것일까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공황장애가 무서운 것은 언제 이런 고통을 또 겪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병원 치료나 심리 상담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안정이 되면 ‘어? 너는 이러면 안 돼!’라고 뇌에서 신호를 보내는 느낌마저 든다. 공황 발작 외에 예기불안의 경우 환자가 공황 증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기는데, 공황장애 환자들은 항상 이런 두려움과 공포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울증
내가 우울증을 앓게 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른다. ADHD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유전적인지 병원에서도, 심리 상담실에서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울증을 심하게 앓을 때는 세상과 내가 분리되는 기분을 겪는 것이다. 우울증은 대중 매체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증상은 일반 대중들이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울증이 심할 때는 감정의 기복이 없는 것 같다. 기분이 우울한 채 그 상태에 계속 머물며, 세상에 즐거운 일이 아예 없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잘 살고만 있는데 나만 왜 이런 것인가?’, ‘내가 약한 사람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약물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울의 깊이는 더욱 심해지고 자살 사고가 구체화된다. 나의 경우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 및 우울증이 심해진 케이스다. 계속되는 공황 발작으로 인해 신경이 예민한 가운데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삶의 의욕이 사라지고 내 생명에 대한 애착도 없어졌다. 그리고 자살 방법에 대한 구체화가 가속되었다.
우울증의 경우 주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변인이 이전과 다른 행동을 보이며 체중 변화가 심하며, 감정의 기복이 없어지거나 감정 컨트롤의 어려움을 겪는다면 병원 내원을 추천해봐야 한다. 나의 경우 주변인들의 도움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 삶의 의욕이 점점 떨어졌고, 자살 사고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남은 이성이 나를 도왔고, 병원 의사와 심리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ADHD
ADHD는 보통 집중력의 산만한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대중에게 소개된다. 하지만 이를 조금 정정하자면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과잉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지중력에 한정된 질환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경우 ADHD로 인해 겪었던 것 중 가장 힘든 것은 모든 것에 집중이 되면서 하나를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업무 효율이 저하되거나 일상생활도 조금은 어려운 면이 있었다. 모든 것이 신경 쓰이니깐.
내가 신경 쓰고 싶지 않아도 신경 쓰게 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기본적인 물리적 자극부터 다른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말까지. 이런 것들이 누적되다 보니 내 안의 스트레스가 엄청 커지기 시작했다. 일은 해야 하는데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쓰이니 일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수밖에. 그래서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내게 필요하지 않은 자극은 무시해 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적응 장애
적응 장애는 어감만으로는 주변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사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를 참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위의 세 가지 질환으로 인해 처하게 되는 스트레스 상태를 상당히 못 참는 편이다. 내가 성장 과정에서의 핸디캡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왜 스트레스 상황에 또 몰려야 하는 것일까?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이다. 결국엔 내가 처한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같은 것을 보더라도 나의 경우에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상기의 내용은 나의 예를 들어 정리하였지만, 환자마다 다른 양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위에도 말했듯이 보통의 사람과 같은 것을 보더라도 뇌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환자 본인의 의지가 아니다. 뇌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통을 겪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살아갈 의지를 가지고 오늘을 보내고 있는 환우분들께 지금까지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