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자신감이라는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다

by 따뜻한 말 한마디

2013년 1월 7일, 나는 이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이 회사에 들어오기 위한 경쟁에서 최종 승리한 사람들이 모인, 신입사원 교육이 시작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전날 미리 기숙사에 입소했지만, 교육 당일에 오는 이들도 많았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는 설렘이 공기 속에 가득했다.

얼굴에는 긴장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빛난 건 “드디어 뚫었다”는 자신감이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우리는 반별로 나뉘었다. 그리고 다시 조가 편성되었다.

앞으로 2주간 함께할 동기들이었다. 석사를 마친 이도, 연대 법학과 출신의 엘리트도 있었다.

자기소개가 끝난 후 조장을 뽑는 순서가 왔다.

모두 고개를 숙였다. 답답한 걸 못 참는 내가 결국 손을 들었다.


조장이 된 순간, 괜히 자부심이 생겼다.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조장이니 말이다.

임무는 간단했다. 주무 강사의 전달 사항 전파, 보조재 수령과 반납.

하지만 불만은 없었다.

“나는 이제 대기업의 신입사원이니까.”

그 마음이 나를 밀어주었다.


교육은 재미있었다. 아니, 사실은 이미 기분이 좋았기에 무엇을 해도 즐거웠다.

매일 강의를 마치고 동기들과 저녁을 먹고, 밤에는 과제를 함께 했다.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밝은 표정들, 활기찬 웃음은 내게도 전염되었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내가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었다.

어울려 웃고 떠드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난타 공연이었다.

200명 넘는 동기들 앞에서 북을 치는 자리.

게다가 조장이었던 나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기합까지 맡았다.

숙맥이었던 내게는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조원들의 격려 덕분에 무사히 해냈다.

북소리가 울려 퍼질 때, 손끝까지 떨림이 전해졌다.

그 순간만큼은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물론 몰랐다. 진짜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자신감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교육 마지막 날, 우리는 작은 일탈을 했다.

신입사원 출입이 금지된 편의점에서 맥주를 몰래 사 왔다. 강사들도 눈감아 주는 듯했다.

한 방에 모여 맥주를 까고 안주를 펼쳤다. 각자 흩어져도 연락하자고 약속했다.

군대 훈련소 시절, 자대 배치 전에 싸이월드 주소를 교환하던 기억이 스쳤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날의 분위기에는 어울렸다.


수료식 날, 나는 밝은 미래만 그리며 교육센터를 나섰다.
하지만 몰랐다.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회사 생활은, 내가 그린 이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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