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하다는 것, 내가 갈 방향

by 따뜻한 말 한마디

지난주 도쿄로 여행을 다녀왔다.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도쿄는 여전히 번잡했다.
그리고 이번엔 확실히 깨달았다.

‘아, 나는 더 이상 자극을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하루에 300만 명이 드나드는 신주쿠역의 혼잡함,
그 활기와 열기는 이제 더 이상 내 몫이 아닌 것 같다.
그 풍경은 다른 관광객들에게 넘겨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지 ‘슴슴함’이 좋다.
내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
지금의 나는 자극을 받으면 즐거움보다 피로가 먼저 온다.
여행 중 음악조차 감각을 지치게 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제는 알겠다.
나는 슴슴함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계기로, 내 성향 자체가 달라졌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릴 때는 많은 자극을 찾아다녔지만,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 자극을 원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나, 미각적으로나 마찬가지다.


도쿄 지하철 안, 사람들로 꽉 찬 풍경을 보면서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였다.

“즐길 만큼 즐겼잖아. 이제는 무자극의 세계에서 좀 쉬게 해 줘.”


어떤 사람들은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극적으로 살던 사람이 정말 슴슴하게 살 수 있을까?’
‘말만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이제 슴슴함의 맛을 알아버렸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도쿄의 주거 지역에 있는 호스텔에 머물렀다.
신주쿠나 시부야 같은 번잡한 곳이 아닌,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동네.
교통은 조금 불편했고, 숙소 내부는 심심할 정도로 조용했지만 그 어느 여행보다 마음은 편했다.


창문 틈새로 들려오던 도로의 백색소음,
그 소리가 그렇게 편안할 줄 몰랐다.
만약 그 위에 관광객들의 소음까지 더해졌다면 아마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퇴사는 내 삶의 분기점이었다.
성향도, 생각의 방향도 함께 변했다.
이 슴슴함을 품고 나아가다 보면, 그 끝에는 과연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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