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는 스스로 한다

by 따뜻한 말 한마디

우리 회사에는 ‘핵심 인재 제도’가 있다.
연차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업무 능력을 기준으로,

회사에 기여할 만한 인재를 선별해 육성하는 제도다.


나는 평범한 직원이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해 왔지만, 요즘 이 제도에 대한 생각이 자꾸 머리를 맴돈다.


한국 제조업,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가전 업계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상상 이상이고,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최근 중국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
우리 회사의 매출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처럼 느껴진다.


올해부터 매일 사내 메일로 이와 관련한 시장 동향이 전달된다.
경각심을 갖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겠지만,
나는 이 풍경에서 2000년대 일본 가전업계의 그림자를 본다.


그 시절 일본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가졌었다.
한국과 중국 업체를 아래로 보며,
‘프리미엄 전략’이라는 굴레 안에서 자기 위안을 반복했다.
결국 그들은 혁신을 놓쳤고, 지금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요즘 우리도 다르지 않다.
“중국이 우리를 따라오려면 멀었어.”
“중국 브랜드가 고급 라인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말은 사내에서 여전히 들린다.


그런데 윗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것.
그리고 핵심 인재라는 이름으로 우수 인력을 잡아두려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겠지.

위기를 인정하되,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두기 위해서.


격세지감이다.
어릴 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했는데,
청년기엔 그걸 실제로 목격했고,

이제는 중국에게 따라 잡히는 장면을 보고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바뀐다.
그래서 미래 준비는 스스로 해야 한다.

회사에 묶이지 않은 지금,
나는 그 준비를 조용히, 묵묵히 해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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